혼자 사는 노인 빈방에 취업절벽 청년과 대학생 ‘동거동락’ 방식
혼자 사는 노인은 수입 올리고 집수리 공짜로 하고 고독사 예방
취업절벽 청년과 대학생은 지하철역과 가까운 곳에 싼 주거 공간
혼자 사는 노인은 수입 올리고 집수리 공짜로 하고 고독사 예방
취업절벽 청년과 대학생은 지하철역과 가까운 곳에 싼 주거 공간
홀로 사는 노인과 청년이 서로 비용 부담을 줄이며 함께 사는 ‘부산형 공유주택’이 나온다.
부산시는 9일 홀로 사는 노인의 집 빈방에 취업 준비 중인 청년과 대학생이 함께 사는 공유주택 ‘동거동락’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10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1층 또는 2층 독채를 갖고 있는 만 60살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공유주택 신청을 받는다. 이어 내년 1월2~26일 만 18~29살 취업 준비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입주 신청을 받아 심사를 하고 내년 2월 20여명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임대인(집주인)과 임차인(청년·대학생)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1년 계약을 하고 1년을 더 연장할 수 있다. 임차인은 보증금 200만원을 걸고 다달이 15만~18만원을 내면 된다. 비슷한 수준의 원룸 월세 40만~50만원에 견주면 절반 가격이다. 그동안 일부 자치단체가 빈집과 청년을 연결하는 공유주택 사업을 시행했지만 집주인과 젊은 세입자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거동락은 젊은층 선호도를 먼저 고려한다는 점에서 이전 공유주택과 다르다. 먼저 위치다. 부산시는 변두리 등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 아니라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집이나 대학가 근처 빈방 등 젊은층이 선호하는 집을 공유주택 대상지로 찾고 있다.
부산시는 공유주택으로 선정된 집에 가구당 1000만~1500만원을 지원한다. 이 돈으로 집주인은 벽지·장판·싱크대·화장실·붙박이장 등을 교체하거나 수리하고 냉장고·세탁기·텔레비전·식탁·소파 등을 산다. 집주인은 낡은 집을 거저 수리하는 셈이고 입주하는 청년과 대학생은 원룸 수준의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다.
입주를 희망하는 청년과 대학생이 직접 거주할 집을 둘러보고 함께 살 사람을 선택하도록 한 것도 이채롭다. 1층 또는 2층 전체가 비어 있는 집이라면 3명까지 입주가 가능한데 모든 입주 신청자들이 입주 전에 만나 대화를 나누고 서로 마음에 맞는 사람과 한집에 살 수 있다.
재정 부담이 작은 것도 장점이다. 부산시는 시범적으로 다섯가구를 공유주택으로 선정할 예정인데 집수리와 세탁기 등 집기 구입에 필요한 6000만원 가운데 5000만원은 지에스(GS)건설 임직원이 모은 성금으로 충당한다. 부산시는 1000만원만 지원한다.
부산시 경제기획과 관계자는 “공유주택에 입주한 청년과 대학생이 함께 사는 어르신의 안부를 날마다 묻게 되면 고독사를 예방하고, 비싼 방값에 애를 먹고 있는 청년의 주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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