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학철, 박한범, 박봉순 의원과 최병윤 전 의원. 충북도의회 제공
여름·가을 잠을 자던 수해 속 국외연수 충북도의원들이 일제히 기지개를 켜고 활동을 재개했다. 이들에 대한 여론은 아직 겨울이지만, 이들은 내년 봄 지방 선거를 겨냥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청주 등 충북지역의 기록적인 물난리를 뒤로 하고 떠난 국외연수 길에서 ‘국민이 레밍 같다’는 발언으로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도의원이 된 김학철(47·무소속·충주1 선거구) 의원은 이후 ‘날개를 단 듯’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의원은 물난리 속 국외연수와 ‘레밍’ 파문으로 지유한국당에서 제명된 뒤 충북도의회에서 출석 정지 30일, 공개사과 등의 징계 절차가 끝나자 ‘보수의 아이콘’을 자처한 듯 비유·막말·훈수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반공교육 잘 받으셨습니까? 심상정·노회찬·하태경 의원? 다른 사람들 박수 칠 때 당신들은 박수도 안치던데….”라는 글을 올렸다. 지난 4일 서울 태극기 집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한 세력을 ‘미친개’, <제이티비시> 손석희 사장을 나치의 선정부장 괴벨스에 비유하기도 했다. 지난 2월 박 전 대통령 탄핵반대 청주 태극기 집회에서도 탄핵 주도 국회의원들을 미친개에 비유하고, “미친개는 사살해야”라고 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7월 24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1만2700여자의 글에서 ‘매춘 언론’, ‘레밍 언론’ 등 언론을 비판한 데 이어, “지금 대통령이라 불리는 분 등을 탄핵해야 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온·오프라인에서 보수성향 주민들의 지지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당에서 제명된 박봉순(58·무소속·청주 8) 의원은 한국당 소속 청주시의원 등을 중심으로 복당 청원 서명을 추진하다 논란이 일자 중단했다. 박 의원은 “원래 한국당 소속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의원들께 복당 청원 서명을 부탁했다. 언젠가 한국당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박한범(56·무소속·옥천 1) 의원도 무소속 출마와 한국당 복당 등 내년 선거 출마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물난리 속 국외연수 파문이 일자 일찌감치 의원직을 사퇴한 최병윤(56·더불어민주당·음성 1) 전 의원은 지난 9월 충북인재양성재단에 장학금 450만원을 기탁하면서 ‘존재감’을 알렸다. 최 전 의원은 내년 지방 선거에서 음성군수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김 의원은 비유·막말로 보수성향 주민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재미 들린듯하다. 어이없다. 애초에 도의회 윤리위원회 등이 이들 의원을 제명하는 등 제대로 조처했어야 했다. 결국 이들은 유권자들이 표로 심판해 의회에서 영원히 퇴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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