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서도 ‘대피 안내 영상’ 상영

행안부, 다중밀집사고 예방제도 개선 권고
지역축제 순간 최대 관람객 3분의 1로 줄여

지난 2014년 16명이 숨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새도시 야외공연장 사고 현장. 공연장 주변 구조물 관리를 소홀히 해 많은 사상자가 났다. 경기소방청 제공

1992년 2월17일 서울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미국 보이 밴드 ‘뉴 키즈 온 더 블록’ 내한공연 도중 관객들이 연쇄적으로 넘어지면서 한 여고생이 군중에 깔려 숨지고, 60여명이 다쳤다. 2005년엔 경북 상주 운동장에서 문화방송 가요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몰려든 관람객들이 한꺼번에 넘어져 11명이 숨지고 70명이 다쳤다. 2009년엔 경남 창녕 화왕산 억새축제에서, 2014년엔 경기도 판교 야외공연장에서 큰 사고가 있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25년 동안 국내외에서 발생했던 다중밀집사고 원인을 분석해보니 많은 인원이 몰려들 것을 예상하거나 준비하지 못했을 때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공연 시작 전 갑자기 일정이 변경되거나 늦어질 때 사고가 발생한 사례 등이 많았다. 행안부는 이런 사례분석을 바탕으로 8건의 법·제도·매뉴얼 등을 고칠 것을 관련 부처에 권고했다. 공연·축제를 주관하는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그 대상이다.

주요 내용은 지역축제 참석인원은 순간 최대 관람객 수를 3천명에서 1천명 기준으로 줄이고, 객석 500석 이상의 공연의 경우 공연비의 1% 이상을 안전관리비로 마련해 집행하도록 했다. 영화 시작 전 상영하던 피난안내 홍보를 위한 대피안내 영상물을 공연장에서도 의무적으로 상영하고, 안전점검 소요기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공연 변경신고서는 5일 전(기존 3일 전)까지 제출해야 한다. 아르바이트나 자원봉사자 등 단순 안내요원도 사전 안전교육을 받도록 했다. 성기석 행안부 안전조사지원관은 “권고사항이 반드시 이행될 수 있도록 해당 부처 이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남은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