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강선을 달리는 KTX-산천 한국철도공사 제공
서울에서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올림픽 스타디움까지 고속열차(KTX)로 1시간 30여분 만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4일 오전 9시에 서울역을 출발한 강릉행 케이티엑스는 50분만에 중앙선 동화역(강원 원주)을 지나쳤다. 원주까지 중앙선을 이용하던 경강선 케이티엑스 열차는 이곳부터 새로 놓인 120.3㎞의 전용 철길을 타고 달리면서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경강선은 서울~서원주까지는 최고속도 시속 150~200㎞, 서원주~강릉은 시속 250㎞로 달려 서울에서 강릉까지 222.7㎞ 거리를 1시간 58분만에 도착한다. 이날은 행정안전부 주최로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경강선 시승식이이었다.
서울과 강릉 중간 쯤인 만종역을 지나면서 창밖은 자주 어두워졌다. 터널 때문이었다. 태백산맥을 가로지르는 서원주~강릉 구간은 34개 터널과 53개 다리를 지난다. 그중 21.7㎞ 길이 대관령터널은 국내에서 가장 긴 산악터널로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대피할 수 있도록 대피용 터널 4곳(총 길이 4.7㎞)까지 덧붙여져 있다. 만종~진부까지 오르막이 심한 구간이 시작되면서 기차는 자주 흔들렸다. 동승한 코레일 쪽 사람들은 “10월31일부터 시운전을 해왔는데 지형 영향을 받긴 하지만 크게 체감할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했다. 길이 201m, 객실 8량, 좌석 410석의 이 고속열차는 경부선에선 최고속도 시속 300㎞로 운행되고 있다. 2021년부터는 곡선구간이 많은 이 길에 맞춰 동력이 차량마다 분산된 준고속열차 이엠유(EMU)가 이 노선을 달릴 예정이다.
스키점프대를 형상화한 진부(오대산)역. 남은주 기자
20량 열차가 정차할 수 있는 진부역 승강장은 길이가 388m로 다른 역의 2배다. 남은주 기자
오전 10시30분 기차는 진부(오대산)역에 멈췄다. 경강선이 개통되면서 만종, 횡성, 둔내, 평창, 진부, 강릉 등 6개 역이 새로 생겼다. 그중 진부역은 여객수요가 751명으로 가장 적지만 승강장 길이는 338m로 경강선에서 가장 긴 역이다.
겨울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스타디움과 가장 가까운 진부역은 평창올림픽 기간 승객이 급증하면 열차 2개를 이어붙여 20량 열차가 다닐 수 있도록 했다.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 2월 한달 동안 경강선 고속열차는 하루에 편도 51번을 운행하며 그중 16번은 인천공항~강릉 사이를 143분 만에 갈 수 있는 직행열차다.
스키 점프 경기가 열릴 알펜시아 경기장. 남은주 기자
2018 동계올림픽 개·폐막식이 열리는 평창올림픽플라자 행정안전부 기자단
진부역에서 올림픽 개·폐막식이 열리는 평창올림픽 플라자까지 자동차로 20분 거리다. 고속철도는 사람의 생활을 크게 바꿔 놓는다. 기차역으로 향하는 진부읍의 모든 도로는 공사 중이었다.
진부/남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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