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의 최대 철새 도래지인 전남 순천만 순천시청 제공
남해안의 최대 철새 도래지인 전남 순천만이 21일 폐쇄됐다.
전남도는 이날 순천만의 야생 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H5N6형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검출됨에 따라 순천만 일원을 폐쇄했다. 도는 에이아이의 확산을 선제적으로 막고 탐방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탐방로 진입, 탐조선 운항, 농경지 출입 등을 통제하기로 했다. 이 조처는 환경부 야생조류인플루엔자 긴급행동지침을 근거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순천만의 겨울 정취를 즐길 수 있는 갈대숲 데크에서 용산전망대까지 탐방로, 용산전망대로 이어지는 남도 삼백리 길에 들어갈 수 없게 됐다. 순천만 습지 일원의 자연생태관, 소리체험관 등 전시시설이 문을 닫고, 야생조수 수렵장은 운영을 중단한다. 순천만 인근 농경지에 진입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다만 4㎞가량 떨어진 순천만국가정원은 이전처럼 개방된다.
도는 분변 수거 지점의 반경 10km 안을 방역지역으로 설정하고, 이 안에서 사육 중인 9개 농가의 닭과 메추리 등 30만5000 마리를 예찰했다. 아직까지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지만 야생 조류가 농가에 접근할 수 없도록 축사 주변에 그물망을 설치하거나 점검하고 있다.
도는 철새 분변에서 H5형이 검출된 지난 17일 방역지역 안 축사의 소독을 강화하고, 12월4일까지 사육 가금류의 이동을 제한했다. N6형이 확인된 19일에는 순천지역 가금류 사육 농가 전체를 대상으로 일제검사를 벌였다.
순천만은 에이아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이전에 두 차례 폐쇄된 적이 있다. 폐쇄 기간은 2014년 1월22일~3월15일(53일), 2016년 12월19일~2017년 2월3일(47일) 등이었다.
도는 순천만 일원에 방제단과 방제차를 동원해 방역소독을 집중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틀에 한 번씩 방역실태를 점검하고, 해남 간척지의 고천암호와 영산강 하류 영암호 등지 다른 철새 도래지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는 23일에는 시·군 공무원과 계열사 임직원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방역대책을 점검하고 차단소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조충훈 순천시장은 “순천만 습지의 방역 강화와 차량 통제, 탐방 제한 등은 에이아이 차단과 탐방객의 안전을 위한 조처인 만큼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