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산 롯데캐슬 골드포레 아파트 견본주택. 롯데건설 제공
새 정부가 부동산 투기 열풍을 잡기 위해 규제 대책을 내놓았지만 부산의 유명 아파트 청약 열풍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분양가도 치솟고 있다.
21일 금융결제원의 주택청약 누리집을 보면, 지난 8~10일 청약접수가 끝난 부산 수영구 ‘광안자이’는 일반 분양대상 127가구 모집에 1만3067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이 102대 1을 기록했다. 인기가 가장 많은 전용면적 84㎡의 경우 비(B)형 4가구에 864명이 지원해 21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10~14일 청약 접수한 부산진구 전포동 ‘서면아이파크’ 1단지는 전용면적 84㎡ 이하가 4~43대1의 경쟁률을 보인 데 견줘 전용면적 84㎡는 124가구 모집에 1만5204명이 지원해 1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연제구 ‘연산 롯데캐슬 골드포레’는 전용면적 59㎡가 3가구 모집에 372명 지원해 1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도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수영구 광안자이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570만원이다. 2년7개월 전인 2015년 4월 분양한 광안더샵의 3.3㎡당 평균 분양가 1050만원에 견줘 3.3㎡당 520만원(49.5%)이나 비싸다. 광안자이의 분양가엔 아파트 중도금 이자와 발코니 확장비가 포함됐다. 하지만 광안더샵은 도시철도 금련산역 1번 출구 앞에 있고, 광안자이는 금련산역과 광안역 중간에 있다. 또 광안더샵은 직선거리 500여m에, 광안자이는 600여m에 광안리해수욕장이 있다.
2~6일 청약접수가 끝난 동래구 명륜동 ‘동래 롯데캐슬 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658만원인데 동래구 역대 최고 분양가다. 실제 같은 역세권인 ‘힐스테이트 명륜’이 지난해 5월 분양할 때 3.3㎡당 1230만원, 지난해 9월 분양한 명륜자이는 3.3㎡당 1300만원이었다. 동래 롯데캐슬 퀸이 명륜역과 힐스테이트 명륜에 견줘 도시철도역과 더 가깝기는 하지만 1년 남짓 만에 3.3㎡당 300만~400만원이나 널뛰기를 한 것이다.
서구 암남동의 ‘현대 힐스테이트 이진베이시티’도 송도해수욕장 바로 앞이기는 하지만 분양가가 3.3㎡당 무려 1600만원대를 기록했다. 부산대역 ‘삼한골든뷰에듀스테이션’도 유명 브랜드가 아니지만 도시철도역과 가깝다는 이유로 분양가가 3.3㎡당 1469만원이나 됐다.
새 정부 출범 뒤에도 부산의 유명 아파트 청약 열풍과 고분양가가 계속되고 있는 데 대해 일부에선 지난 10일부터 부산의 청약조정 대상지역 7곳 가운데 6곳에서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는 것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에 저금리 기조에 갈 곳을 잃은 여유 자금이 앞으로도 유명 아파트로 몰려들 것이므로 더 강력한 아파트 투기 열풍 차단 방안을 마련하고 실수요자를 위해 분양가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