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모든 출자·출연기관 감사하라!

시민단체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촉구
제보받은 인사비리 내용 도지사 권한대행에게 공식전달

시민단체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는 22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도 모든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감사를 요구했다.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제공

“자세한 내용을 말씀드릴 수는 없으나,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이광옥 경남도 감사관은 지난 17일 경남도의회 경제환경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유한국당 박정열 도의원(사천1)으로부터 “출자·출연기관 특정감사 과정에서 채용비리나 예산 전용 등이 발생한 것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이에 앞서 경남도 감사관실은 지난달 24일부터 열흘 동안 경남도 출연기관인 경남테크노파크에 대한 특정감사를 벌였고, 감사 직후인 이달 중순 이태성 경남테크노파크 원장이 경남도에 사의를 표명했다. 경남도의회 경제환경위원회가 경남도 감사관을 행정사무감사 증인으로 부른 것은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에 의해 임명된 이태성 원장을 솎아내기 위해 특정감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과 특정감사를 받을 만큼 경남테크노파크 내부비리가 심각했는지를 모두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시민단체 ‘적폐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는 22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도 모든 출자·출연기관을 감사하라”고 경남도에 요구하며, 경남도 출자·출연기관의 인사비리와 관련해 제보받은 내용을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에게 전달했다. 경남운동본부는 또 “홍준표 적폐청산 작업의 발목잡기를 중단하라”고 자유한국당 소속 경남도의원들에게 경고했다.

경남운동본부가 제보받은 경남도 출자·출연기관 인사비리는 경남테크노파크 등 3~4곳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운동본부는 기자회견문에서 “공개적으로 감사를 요청한 만큼, 경남도는 철저히 감사를 벌여 그 결과와 청탁자 명단을 경남도민 앞에 공개하기 바란다. 그래야만 인사비리를 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만 경남운동본부 상임의장은 “경남테크노파크를 특정감사한 경남도 감사관을 불러 증인 신문을 하는 것은 자칫 경남테크노파크 내부비리를 감싸려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경남도의원들은 경남도 감사에 시비를 걸 것이 아니라, 홍준표 전 지사 시절 벌어진 부정과 비리를 척결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도 출자·출연기관 기관장들은 여전히 홍준표 전 지사가 임명한 사람들로 이뤄져 있는데, 이들 중 일부는 경력이나 전문성과 상관없이 홍 전 지사와의 인연 덕택에 임명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남발전연구원장을 지낸 유성옥 전 국가정보원 심리전단장은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과 관련해 구속되기 직전인 지난달 19일에야 사직했다. 최상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