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반대단체들이 23일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앞에서 미 핵 추진 잠수함 미시시피의 입항을 비난하며 즉각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공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이 제주해군기지 창설 이후 처음으로 들어온 가운데 해군기지 반대단체들이 즉각 철수를 요구하며 반발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회와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는 23일 낮 12시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는 미군의 전략 전술을 위한 거점이 아니라 4·3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세계 평화의 섬이 돼야 한다. 미국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공격형 핵 추진 잠수함 미시시피함을 즉각 철수시키라”고 요구했다.
미국이 건조한 최신형 핵 추진 잠수함으로 알려진 미시시피함은 지난 22일 오전 10시 군수품 적재와 승조원 휴식을 위해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했다.
이들은 “이번 미시시피함의 제주해군기지 입항은 미국의 이해에 따라 미군의 최첨단 전략적 자산이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을 확인해 준 것이다. ‘평화의 섬’ 제주에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미 핵 추진 잠수함 미시시피함은 제주를 당장 떠나라”고 촉구했다.
제주해군기지 전국대책회의도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정부는 해군기지 건설을 추진하면서 미군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기지 완공 이후 미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 소해함 등이 계속해서 강정바다로 들어오는 등 미군기지로의 활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미시시피함의 철수를 주장했다.
대책회의는 “미국의 전략자산이 강정바다에 드나드는 것은 한반도 위기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에 군사적 대립과 갈등을 더욱 고조시킬 수 있다. 제주도정과 제주도의회는 해군기지에 핵 추진 잠수함이 입항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주장했다.
지난해 2월 준공한 제주해군기지에는 지난 3월 미국 이지스 구축함 스테뎀함 입항을 시작으로 6척의 외국 군함이 입항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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