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전남지방경찰청 남도마루에서 열린 공직가치관 함양과 성인지력 제고 교육. 전남지방경찰청 제공
수사 경찰은 혐의 사실을 누출하고, 학교 경찰은 여중생에 몹쓸 짓을 하는 등 전남 경찰의 기강 문란이 심각하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27일 군청 공무원 승진인사에 개입해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뇌물수수) 등으로 전남 보성경찰서 김아무개(49) 경위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김 경위는 올해 상반기 승진을 바라는 6급 공무원 ㄱ씨한테 3천만원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6급 공무원 ㄱ씨는 지난 7월 하반기 승진인사에서 5급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김 경위가 금품을 받은 뒤 승진 청탁을 한 대상과 방법은 수사 중이다.
김 경위는 지난 10월 구속기소된 이용부(64) 보성군수의 공직선거법과 뇌물수수 사건의 담당 수사관이었다. 그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공직선거법 수사 때 이 군수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경위는 관급공사 뇌물수수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뇌물을 공여한 업체 대표에게 혐의 사실을 알려주고 수사에 대비하게 했다는 혐의도 사고 있다. 검찰은 수사기밀을 누출한 대가가 건네졌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그는 또 자신과 친분이 있는 업체가 군청에서 발주하는 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공무원한테 강요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달 초 김 경위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서류와 컴퓨터 기록을 확보한 뒤 지난 24일 긴급체포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원용준 영장전담 판사는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치고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쪽은 “보성군청 안팎의 토착비리 여러 건을 수사 중이다. 구속된 이 군수와 김 경위 등은 혐의 사실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전남지방경찰청은 지난 9월6일 상담 과정에 알게 된 여중생들을 강제 추행한 혐의(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전남 곡성경찰서 서아무개(45) 경위를 구속했다. 여성청소년계 소속인 서 경위는 지난 6~9월 승용차 안 등 곳곳에서 자신이 상담했던 여중생 자매 2명의 몸을 만지는 등 수차례 몹쓸 짓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 경위는 지난해 9월부터 위기 청소년을 돌보는 학교전담 경찰관으로 근무하며 조손가정 자매인 이들을 상담하고 휴대전화와 옷가지 등을 사주는 방법으로 환심을 사기도 했다. 경찰은 그가 “강제 추행을 반복해 왔다”는 청소년보호기관 상담사의 신고를 받고 수사를 벌여 체포했다. 경찰은 같은 달 22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서 경위를 파면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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