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해경은 부산신항만에 입항한 컨테이너화물선에 숨겨져 있던 마리화나 150㎏을 압수했다. 창원해양경찰서 전경. 창원해양경찰서 제공
부산신항만에 입항한 화물선에 숨겨져 국내 밀반입되려던 마리화나 150㎏이 해경에 적발됐다. 30만명이 동시에 흡입할 수 있는 분량이다.
경남 창원해양경찰서는 27일 “부산신항에 입항한 라이베리아 선적 11만t급 컨테이너화물선 텐진호에 숨겨져 있던 마리화나 150㎏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텐진호는 지난 10일 멕시코 만자닐로항을 출발해 지난 25일 오후 2시55분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부산신항만 2부두에 들어왔다. 텐진호는 일부 화물을 내린 뒤 다음날인 26일 오전 11시 부산신항만을 출항해, 중국 상하이로 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익명 제보자한테 “텐진호에 대량의 마리화나가 숨겨져 있다”는 신고를 받은 창원해경은 텐진호 출항을 정지하고, 지난 25일 오후 5시께 텐진호를 수색했다. 해경은 선박에 들어오는 바닷물을 저장하는 배 밑바닥 공간인 시체스트에서 마리화나를 발견했다.
마리화나는 소포장된 상태에서 물에 젖지 않도록 비닐에 싸여 가로 50㎝, 세로 40㎝, 높이 40㎝가량 되는 가방 4개에 담겨 있었다. 전체 무게는 150㎏에 이르렀다. 가격으로 150억원대에 이르며, 30만명이 동시에 흡입할 수 있는 분량이다. 마약 수사 관련 한 전문가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이렇게 많은 마리화나를 적발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분량”이라고 말했다.
해경은 동유럽 출신 5명, 동남아 출신 17명 등 텐진호 선원 22명 모두를 조사했으나, 이들은 모두 “전혀 모르는 일이며, 자신은 관계없다”고 진술했다. 해경은 마리화나를 압수했으나, 화물 운송 차질을 우려해 선원은 모두 돌려보냈다. 텐진호와 선원 22명은 지난 22일 밤 11시 부산신항만을 출항해, 중국 상하이로 떠났다.
창원해경 관계자는 “마리화나를 텐진호에 언제 어디서 누가 실었는지, 이 과정에 관련 선원은 없는지 등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 실체가 파악되면 인터폴에 수사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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