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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간선도로 주민들 “우리가 터널 감시 나서자”

등록 2017-11-28 15:47수정 2017-11-28 21:24

허술한 환경관리에 9.8㎞ 최장터널도 불안
“공기정화시설 늘리고 공공이 관리해야”
지난 15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한 건물 옥상에서 바라본 서부간선도로 공기정화시설 공사 현장. 가운데 왕복 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오른쪽 아래에서 터널 공사가 진행 중이며 왼쪽 두 개의 굴뚝이 있는 자리가 공기정화시설이 지어질 자리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지난 15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의 한 건물 옥상에서 바라본 서부간선도로 공기정화시설 공사 현장. 가운데 왕복 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오른쪽 아래에서 터널 공사가 진행 중이며 왼쪽 두 개의 굴뚝이 있는 자리가 공기정화시설이 지어질 자리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서울 관악·서초·용마터널 안 대기질이 기준치를 넘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서부간선지하도로의 대기질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 지하도로는 길이 9.8㎞로 서울에서 가장 긴 터널인데, 지난해부터 터널 환기를 둘러싸고 서울시와 주민이 대립해 왔다.

서부간선도로 지하화를 위해 시와 건설업체는 학교 바로 근처에서 발파를 진행하면서 안전과 환경 문제로 민원이 높아졌다. 사진은 발파가 진행되는 공기정화시설 공사 현장.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서부간선도로 지하화를 위해 시와 건설업체는 학교 바로 근처에서 발파를 진행하면서 안전과 환경 문제로 민원이 높아졌다. 사진은 발파가 진행되는 공기정화시설 공사 현장.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서부간선도로 ‘환기 분쟁’은 초·중·고등학교가 밀집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주택가에 터널 환기구를 설치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본격화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주민과의 합의를 위해 공사를 중단했다가 굴뚝형 환기구가 아니라 본터널에 우회터널을 만들어 정화장치를 설치하는 바이패스 방식으로 짓겠다고 설계를 변경한 뒤 공사에 들어갔다. 그런데 올해 8월 설계변경 설명회를 열어 바이패스 방식을 분리형에서 집중형으로 바꾸겠다고 다시 발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집중형 바이패스는 원래 굴뚝형 환기구에 있던 공기정화장치와 비슷한 구조다. 시는 굴뚝형은 유지하되 평상시 환기는 내부정화시설로 걸러내고 불이 났을 때 연기가 나오는 배연구로만 활용할 방침이다.

분리형 바이패스에서 집중형으로 바뀐 서부간선도로 설계변경안. 서울시 설명자료
분리형 바이패스에서 집중형으로 바뀐 서부간선도로 설계변경안. 서울시 설명자료
22일 저녁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신도림환기구주민비상대책회의에선 “환기구와 배연설비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 “환기 방식을 온전한 ‘분리형 바이패스’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송영덕 신도림환기구주민비상대책위원장은 “집중형 바이패스는 민간사업자가 터널 내부 공기질 관리에 실패할 경우 막혔던 굴뚝이 다시 환기구가 될 수 있는 위험한 설계”라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국터널환경학회 이찬우 부회장도 “지금 서부간선지하도로는 공기정화장치가 미세먼지 90%, 유해가스 80%를 처리할 수 있다는 가정으로 설계됐다. 기존 터널에서 공기정화설비들이 절반 수준의 성능이라 애초 계획보다 공기정화시설 용량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도림동 공기정화시설 설치 야간 공사 장면. 주민들은 24시간 공사에서 나오는 먼지와 소음, 진동으로 인한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신도림환기구주민비상대책위 제공
신도림동 공기정화시설 설치 야간 공사 장면. 주민들은 24시간 공사에서 나오는 먼지와 소음, 진동으로 인한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 신도림환기구주민비상대책위 제공

공기정화 시설에서 터널까지 연결통로를 뚫기 위한, 하루 5~6번의 발파와 공사장에서 날아드는 먼지에 주민들의 불만도 높다. 대책회의에서 한 주민은 “아이들이 바깥놀이를 할 때마다 불안하다. 최소한 언제 비산먼지가 발생하는지라도 알려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주민들은 건설사가 공사 중 소음·진동·먼지 관리를 위해 주민과 사전 협의를 해야 하고, 터널이 완공된 뒤에도 주민과 환경단체가 공기질 관리에 직접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송영덕 위원장은 “우리가 침묵하면 운전자들과 주변 주민들은 더 오염된 공기를 마시게 된다. 터널 안에 검증된 정화시설이 설치되는지, 터널 안 먼지가 제대로 관리되는지 감시할 주민감시단을 구성할 것”이라고 했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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