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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무서운 가족…

등록 2017-11-29 16:28수정 2017-11-29 22:10

“도둑으로 몰았다” 앙심 품고 지인 생매장 살해
분당경찰서, 50대 어머니와 20대 아들 구속 신청
범행 가담 남편은 압수수색 중 스스로 목숨 끊어
자신을 도둑으로 몰리게 했다는 이유로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을 산 채로 묻어 살해한 50대 여성과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도 분당경찰서는 29일 살인 및 사체유기 등 혐의로 이아무개(55·여)씨와 아들 박아무개(25)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 등은 지난 7월14일 10여년을 알고 지낸 ㅊ(49·여)씨를 렌터카에 태워 수면제가 든 커피를 마시게 한 뒤 잠든 ㅊ씨를 강원도 철원에 있는 남편 박아무개(62)씨 소유의 텃밭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6월 “소지품을 좀 가져다 달라”는 ㅊ씨의 부탁을 받고 ㅊ씨의 옛 동거남의 집에 들어가 ㅊ씨의 옷과 가방 등을 챙겨나왔다가 절도범으로 몰린 것에 불만을 품고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절도사건 수사를 받을 때 ㅊ씨가 ‘소지품을 가져다 달라는 부탁을 한 적이 없다’라고 진술해 (내가) 절도죄로 처벌받게 됐다"고 말했다. 또 아들 박씨는 “ㅊ씨를 살해하러 가는데 같이 가자”는 어머니 이씨의 부탁을 받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8월10일 기초생활수급자로 혼자 살던 ㅊ씨가 사라진 사실을 사회복지사로부터 신고받고 수사를 시작했다. 경찰은 ㅊ씨가 실종된 뒤 금융거래나 전화통화를 한 일이 없는 점으로 볼 때 살인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9월부터 본격 수사를 벌여왔다.

한편, 경찰이 이씨 모자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지난 28일 긴급체포한 뒤 이씨의 남편 박씨는 철원 자택을 압수수색받는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박씨는 이날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경찰을 따돌린 뒤 인근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 28일 이씨 모자로부터 살인 혐의에 대한 자백을 받았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에 따라 29일 오전 박씨 자택에서 900m 떨어진 밭에서 ㅊ씨 주검을 수습했다. ㅊ씨의 주검엔 다른 외상은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아들 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잠든 ㅊ씨를 데리고 철원에 도착한 뒤 어머니는 집에 남아있었고, 아버지와 내가 ㅊ씨를 텃밭으로 옮긴 뒤 땅에 묻었다. 매장 당시에도 ㅊ씨는 숨을 쉬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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