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충북 옥천 관성회관에서 열린 육영수 숭모제 옥천 문화원 제공
‘육영수 여사 탄신 92주년 숭모제’가 29일 오전 11시 충북 옥천 관성회관에서 조용하게 열렸다. 하지만 보수단체들은 숭모제(탄신제) 뒤 집회를 열어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했다. 충북 옥천 출신의 육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 부인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 어머니다.
이날 숭모제는 옥천문화원·민족중흥회 옥천지역회·육영아카데미 등이 마련했으며 200여명이 참석해 진행됐다.
지난해 초헌관(제례에서 첫 번째 잔을 올리는 일을 맡아보던 제관)으로 참석했던 김영만 옥천군수는 헌화만 했으며, 예년 500명 안팎이던 참석 인원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과 맞물려 진보-보수단체 등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지만 올해는 문화공연을 빼는 등 조촐하게 진행됐다.
옥천군은 지난해까지 예산 700만원을 지원했지만 올핸 군의회가 삭감했다. 행사는 옥천문화원과 육영아카데미가 지원한 300만원으로 치러졌다.
강구현 옥천문화원 사무국장은 “논란이 있었지만 육 여사는 옥천을 빛낸 역사 문화 인물이어서 탄신제를 지냈다. 내년부터 옥천군 청년애향회가 해마다 육 여사 서거일(8월15일)에 지내는 추모제와 숭모제를 통합한 문화제를 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애국당, 대한민국근사회 등 보수단체 회원 등은 숭모제 뒤 이날 오후 2시 30분께부터 옥천읍 교동리 육영수 생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김학철(44·무소속) 충북도의원은 이날 “육 여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도와 우리나라를 10대 경제 대국으로 만든 영원한 국모다. 이 나라 정치 지도자들이 너무나 부끄럽고 배은망덕한 일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은 “오늘 반가운 손님의 방문에 어머니께서 반길 것이다. 형님(박근혜 전 대통령)이 고난을 잘 버텨 내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촉구했다.
보수단체 회원 등 300여명은 육영수 생가~옥천역까지 3㎞를 행진하며 ‘정치보복 중단’, ‘박 전 대통령 석방’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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