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남한산성 전통시장에서 상인과 시민이 지역화폐인 성남사랑상품권을 주고받으며 거래하고 있다. 성남시 제공
골목상권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수단으로 주목받는 지역화폐(지역상품권) 발행이 활발해지고 있다. 경기 성남시가 ‘청년배당’과 ‘산후조리 지원비’를 지역화폐로 지급해 효과를 거두자 다른 지방정부들도 잇따라 지역화폐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는 내년 1월15일부터 지역화폐인 ‘안양사랑상품권’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상품권은 5천원권과 1만원권 등 2종이며 월 30만원까지 6% 할인된 가격에 현금으로만 살 수 있다. 특히 안양시는 지역화폐 발행기념으로 발행일부터 내년 설까지는(1월15일∼2월14일) 8%를 할인해 안양시 내 농협에서 판매한다.
경기도 성남시에 이어 안양시도 지역화폐인 ‘안양사랑상품권’을 내년 1월15일부터 발행한다. 골목상권을 살려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평가를 받는 지역화폐를 도입하기 위한 지방정부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안양시 제공
안양시는 지난 1일부터 시 경제정책과와 각 동 주민센터, 소상공인연합회를 통해 가맹점 모집에 들어갔다. 대상은 전통시장과 골목점포 등이다. 그러나 백화점·대형마트·쇼핑센터 등 대규모 점포와 대기업 프랜차이즈, 유흥업소, 사행업소는 모집 대상에서 제외된다. 관련 조례는 지난달 17일 안양시 의회를 통과했으며, 안양시는 12억원 규모의 지역화폐 활성화 예산도 편성한 상태다.
경기도 성남시 한 주민센터에서 한 청년이 청년배당금으로 받은 지역화폐를 받아든 한 청년이 환하게 웃고 있다. 이 상품권은 성남시 내 재래시장 등 7700여개 골목상권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다. 성남시 제공
앞서 2006년부터 지역화폐인 ‘성남사랑상품권’을 발행해온 경기 성남시는 올해까지 모두 1295억원의 상품권을 발행해 1254억원을 팔았다. 상품권 누계 회수율은 93%에 이른다. 성남 농협은행의 분석자료를 보면, 2015년 133억원이던 상품권 판매량은 2016년 259억으로 유통 규모가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또 성남시 내 가맹점 수는 2015년 5277곳에서 올해 10월31일 현재 7710곳으로 2천곳 이상 늘어났다. 이용 업종은 서점과 안경원, 학원, 이미용실, 커피숍, 약국, 슈퍼마켓, 음식점뿐 아니라, 카센터와 택시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이처럼 지역화폐 효과가 검증되면서 지방정부마다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9월~11월 경기도 안산·시흥·광명·남양주·부천 공무원들이 성남시를 방문해 지역화폐 발행·운영 현황을 견학했고, 광주광역시도 성남시 조언을 받아 지역화폐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필운 안양시장은 “지역화폐는 지역의 소득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에서 소비되도록 한다. 시민들이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가맹점 수 확보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안양시는 가맹점을 7천여곳까지 확보할 목표를 갖고 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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