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필수 영동부군수(왼쪽)가 5일 충북 영동의 한 조류인플루엔자 거점소독소를 찾아 방역 실태 등을 살피고 있다. 영동군청 제공
겨울철 전체 오리 농가의 70% 이상에서 사육을 중단하는 등 충북의 조류인플루엔자(AI) 초강경 조처가 효과를 내고 있다. ‘AI 단골’이라는 오명을 썼던 충북이 올핸 AI 발생 ‘0’을 기록하고 있다.
충북은 AI 발생을 차단하려고 오리 전업농가 113곳(115만7000마리)의 사육을 내년 2월 말까지 제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조처로 청주 14곳 14만2000마리, 진천 39곳 33만8000마리, 음성 60곳 67만7000마리 등 지역의 주요 오리 농가들이 사육을 중단했다. 충북 전체 오리 농가 사육장 73%를 비운 것이다. 박재명 충북도 동물방역팀장은 “지난해 등 잦은 AI로 큰 피해를 낸 터라 농가와 협의해 오리 사육중단이라는 초강경 조처를 했다. 지금까진 충북에서 AI가 발생하지 않아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충북에서는 지난해 11월16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음성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발생해 지역 농장 108곳의 가금류 392만 마리를 매몰 처분했다. 또 2014년에도 AI로 농가 109곳의 닭·오리 180만9000여 마리를 잃는 등 AI로 큰 피해를 입었다.
충북은 100마리 이하 소규모 농가의 가금류를 수매해 도태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전체 281 농가 1922마리 가운데 지금까지 57 농가의 815마리를 도태했다. 도는 전통시장·농장형 식당의 유통도 금지했다. 도는 AI 바이러스의 유입경로를 파악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설치도 확대한다. 6억원을 들여 음성 22곳, 충주 17곳, 진천 14곳 등 모두 82곳에 폐쇄회로 화면을 설치할 참이다. 또 오리고기 운반 차량은 대소·진천·북진천 나들목으로만 통행하도록 이동을 제한했다. 전체 오리 농가를 대상으로 사육 실태 일제 점검도 벌이고 있다.
박 팀장은 “AI에 감염되기 쉬운 오리 사육을 확 줄이는 등 원인을 차단한 게 주효하고 있다. AI의 감염 예상 축인 증평 보강천, 청주 미호천, 음성 한천 등 야생 조류 서식지 등을 철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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