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제주지역에서 강제동원된 제주도민과 노동자들을 기리기 위한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상’ 제막식이 7일 오전 제주항 제2부두 연안여객터미널 앞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제막된 동상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된 제주도민과 노동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한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상이’ 제주에 건립됐다.
제주지역 29개 노동·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등으로 이뤄진 ‘제주지역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상 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7일 오전 11시 제주항 2부두 연안여객터미널 앞에서 강제동원 노동자상 제막식을 열었다.
이번 노동자상 건립은 지난 7월 추진위를 결성한 지 5개월 만에 이뤄졌다. 노동자상 건립을 위해 기억벽돌 모집에 모두 135개 단체와 개인이, 기억동판 모집에는 1785명이 참여했다고 추진위 쪽은 밝혔다.
추진위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제막식에서 조성윤 제주대 교수는 “노동자상이 세워진 제주항은 제주사람들이 일제 강점기 때 일본과 사할린, 남양군도 등으로 끌려가는 통로가 됐다. 남양군도 내 마셜제도에만 58명이 끌려가 그 가운데 32명은 현지에서 숨을 거뒀고, 결국 유해조차 고국 땅으로 돌아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영근 민주노총 제주본부 본부장은 “노동자상 건립에 참여한 1785명 한분 한분의 정성이 모여 노동자상이 만들어졌다. 우리의 아픈 역사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다시는 이런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일본의 사과를 촉구하기로 뜻을 모았다. 일제 강점기 제주지역의 강제동원자는 7500여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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