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이 아니니까, 아들이 그걸 바라니까, 그냥 돌려 드리려고요….”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7일 충북 영동읍사무소에서 연 ‘희망 2018 나눔 캠페인 순회모금’ 행사장 모금함에 흰 봉투를 넣고 돌아서는 이가 있었다. 영동 황간면에 사는 김오봉(58·사진)씨다. 김 씨는 조용히 1000만원을 기부했다.
그는 지난 8월 9일 오전 10시 35분께 영동군 황간면의 한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아무개(30)씨의 아버지다. 당시 김 씨의 차는 빗길에 미끄러져 중심을 잃고 도로 옆 10m 아래로 굴렀고, 크게 다친 김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김 씨는 5년 전부터 아버지와 함께 유선방송 설치 일을 해 왔다.
“아들을 그렇게 보내고 가슴이 너무 아팠죠. 그래서 아들을 위해 뭔가 하고 싶었죠.”
그는 장례를 치른 뒤 아내와 남은 남매를 불러 회의를 열어 뜻을 전했다. 가족 모두 흔쾌히 동의했다.
“아들을 위해 이웃들이 조의금 등으로 보내준 것이니 아들 것이지요. 누구보다 착하게 산 아들은 당연히 이웃에게 돌려주라고 했을 겁니다.”
그는 6년째 황산체육회장을 맡고 있으며, 10여 년째 생활안전협의회·라이온스클럽 등에서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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