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대 총장 직무대리로 선임된 유종근 전 전북지사가 11일 오전 총장실로 출근하려하자 이를 막으려는 교수·학생들과 총장실 앞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평택대가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조기흥 전 총장의 직무대리로 유종근 전 전북지사를 선임해 대학 관계자들과 지역 시민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유 전 지사는 2005년 뇌물수수 혐의로 유죄를 최종 선고받았다.
11일 오전 9시께 유종근 평택대 총장 직무대리가 이 대학 총장실로 출근하려 하자, 평택대 교수회와 학생들이 유 직무대리의 사퇴를 요구하며 출근 저지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교수·학생과 유 직무대리 사이에서 2시간 이상 심한 몸싸움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앞서 평택대 이사회는 지난 9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 1층 비즈니스센터에서 회의를 열어 유종근 전 전북지사를 총장 직무대리로 선임했다. 이날 이사회엔 여자 교직원 성추행 혐의로 지난달 16일 기소된 조 전 총장과 부자세습 논란을 빚는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 목사(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유 전 지사는 지난 2005년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5년, 추징금 3억원을 선고받았다.
이날 동료 교수 9명과 함께 이사회 회의장을 항의차 찾아간 평택대 신은주 교수는 조 전 총장 등에게 “대학의 비리가 교육부 감사를 통해 하나둘 드러나는 상황이다. 이사회를 움직여 다시 허수아비 총장 직무대행을 선임하는 것에 반대한다. 재단 이사들도 학내 비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진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평택대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총장 직무대행이 정당한 절차를 거쳐 선임된 만큼 하자가 없다. 이런 내용을 어제 전체 교직원에게 이메일로 통보했다”고 전했다.
11일 평택대 총장실에 유종근 전 전북지사의 총장 직무대리를 축하하는 청와대와 정관계 인사들의 화환이 놓인 가운데 평택대 교수회와 학생들이 총장 선임을 거부하는 피켓을 내걸었다.
‘평택대 정상화를 촉구하는 지역 대책위원회’ 이은우 대표는 “교육부는 평택대 감사 결과를 빨리 발표하고 임시이사를 파견해 학교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평택대 정상화를 촉구하는 지역대책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