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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아시아의 바다’ 담은 제주도 사진가

등록 2017-12-12 14:18수정 2017-12-13 00:27

사진작가 고 김수남 사진전, ‘아시아의 바다를 담다’
제주시 산지천 갤러리 개관 특별기획전 내년 3월까지
제주의 전통 배 테우
제주의 전통 배 테우
“아시아는 한 사람의 사진가가 돌아다니기에는 너무 넓고 다양한 문화를 지니고 있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갖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웃 아시아. 아는 오랫동안 이들을 지켜보고 이들을 기록할 수 있기를 꿈꾼다.”

한국의 굿과 아시아의 민속문화,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아온 한국의 대표적인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고 김수남(1949~2006)은 생전 이렇게 말했다. 제주시 한림읍 출신인 김 작가는, 그의 말처럼 넓고 다양한 아시아를 돌아다니며 그들의 삶과 이야기를 기록하는데 천착했다. 이렇게 남긴 사진 자료는 17만여장에 이른다.

그의 대표작 <한국의 굿>은 1983년 <황해도 내림굿>, <경기도 도당굿>, <전라도 씻김굿>, <제주도 무혼굿>, <함경도 망묵굿>을 시작으로 1993년까지 모두 20권을 펴냄으로써,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던 한국의 무속신앙을 다시 끄집어내 기록한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베트남 메콩강의 배 투앵더
베트남 메콩강의 배 투앵더
1970년대에 한국의 굿을 주로 다뤘다면, 1990년대 들어서는 아시아로 시야를 넓혀 개발과 근대화로 사라져 가는 아시아 소수민족의 문화를 담았다. 그의 작품은 희미한 전통문화의 모습이 원형 그대로 담겨 있어 예술적 가치뿐 아니라 문화유산으로서도 가치가 있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8일 제주시 원도심의 옛 여관을 리모델링해 새롭게 문을 연 ‘산지천 갤러리’의 개관 특별기획전 ‘김수남, 아시아의 바다를 담다’에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을 본 한국의 굿과 아시아의 민속문화를 엿볼 수 있다.

일본 오키나와 세소코섬 해신제에서 기도하는 무당들
일본 오키나와 세소코섬 해신제에서 기도하는 무당들
작가는 아시아의 바다를 돌고, 다시 제주의 바다로 돌아왔다. 그의 작품에는 일본, 타이완, 인도네시아, 베트남, 스리랑카 등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과 풍속, 신앙이 있다. 바다의 바람을 담았다는 필리핀 만도르섬의 전통 배인 삼각 돛대 어선, 제주의 전통 배 테우, 베트남 메콩강에서만 볼 수 있는 배로 반듯이 서서 두 손으로 긴 노를 젓는 투앵더, 전통 잠수복을 입은 제주 해녀, 스리랑카 왈라가마의 전통어업인 장대낚시 등 아시아인들의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진은 대부분 바다와 하늘을 품었다. 일본 오키나와의 해신제, 탈을 쓰고 굿을 하는 스리랑카의 무당, 미얀마 만달레이의 굿, 제주도의 당굿 등 한국과 아시아의 무속신앙은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탈을 쓰고 굿을 하는 스리랑카의 무당
탈을 쓰고 굿을 하는 스리랑카의 무당
앞서 김 작가의 유족들은 지난 1월 작가의 액자 사진 작품 146점과 카메라·메모. 수첩 등 유품 62점, 원판 디지털 파일 17만점을 제주도에 기증했다. 이번 전시는 이 가운데 80점을 추려 선보이는 것이다.

지난 8일 개관한 산지천 갤러리
지난 8일 개관한 산지천 갤러리
산지천 갤러리는 과거의 금성장과 녹수장 여관을 리모델링한 건축물로 1층은 강연이나 워크숍 등을 할 수 있고, 2~4층은 갤러리로 사용된다. 제주도로부터 공간 운영을 위탁받은 제주문화예술재단은 이 갤러리를 ‘사전 전문 전시관’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사진전은 내년 3월31일까지 이어진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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