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충북교육감(뒷줄 가운데)과 학부모들이 지난해 6월 행복 씨앗 학교 학부모 네트워크 출범식에서 혁신학교 지원·협력 등을 약속했다.충북교육청 제공
충북교육청의 역점 사업인 ‘행복 씨앗 학교’(혁신학교)가 학생·학부모 등이 참여한 중간평가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지역 주민·학부모 등의 교육 연계와 학생 자율 참여형 수업, 민주적 학교 운영 등은 좋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혁신학교 관련 예산 삭감으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충북교육청은 지난해 행복 씨앗 학교를 시행해 2년 차를 맞은 단양 가곡초 등 초등 8곳과 청주 수곡중 등 중학교 2곳의 중간평가 결과를 13일 내놨다. 청주교대 교육연구원(연구 책임자 이은주 교수)이 지난 7월부터 이달 초까지 △즐거운 배움, 창의적 교육 △민주적 학교 운영 △책임지는 학교 공동체 △효율적 재정 운영 등을 부문별로 평가했다.
평가단은 총평에서 “학생·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았고, 행복 씨앗 학교가 가져온 변화를 체감했다. 이 과정이 지속하면 학습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확신한다”고 밝혔다.
학교별 다양한 특색도 드러났다. 한 초등학교는 다문화·한부모·조손가정 학생 비율이 높은 교육 여건을 반영해 교육 설계를 해 눈길을 끌었다. 이 학교는 국어 독해·쓰기 능력, 수학 기초연산 능력 등을 키우는 등 학년별 기초 학력 프로그램 운영이 높게 평가됐다. 한 초등학교는 학년 초에 교사와 토론을 통해 학생들의 신체·감각·인지·정서·기질 등을 진단하고, 성장 과정을 기록해 교육 효과를 높였다. 또 다른 초등학교는 학생 자기 평가와 함께 가정 통지를 통해 교사평가 등에 학부모를 참여시켜 눈길을 끌었다.
청주권 밖 학교들은 출퇴근 등으로 인해 지역 정주 교사와 융화와 지역 유대 등이 적을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고, 행복 씨앗 학교 관련 사전 교육을 받은 교사와 기존 교사 간 마찰 우려도 나왔다.
한 중학교는 수학여행 때 기행문 작성, 소설 집필, 국어·과학·미술 주제 통합 수업, 뮤지컬 수업 등 특색있는 수업,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재정 운영 부문에선 혁신학교 관련 예산 삭감 문제가 지적됐다. 앞서 충북도의회는 충북교육청의 행복 씨앗 학교 예산 19억8320만원 가운데 9억6500만원을 삭감했다. 이에 따라 학교들은 기존 예산의 절반 정도(2000만원 안팎)만 지원받게 됐다.
성현진 충북교육청 행복 씨앗 학교 담당 장학사는 “학생 자율성, 소속감, 흥미 있는 수업, 민주적 학교 운영 등 전반적으로 행복 씨앗 학교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평가가 나왔다. 미진한 부분은 보완하겠다. 다만 예산이 급격히 줄어들어 학교 현장이 혼란을 일으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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