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택·오산 방범용 CCTV는 저가 중국산…왜?

조달우수업체 지정 악용해 편법 수주 뒤 중국산 설치
경기남부경찰청, 업자 24명·공무원 15명 형사 입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방범용 폐회로텔레비전(CCTV) 설치공사를 편법 수주한 뒤 규격에도 맞지 않는 저가 중국산 제품을 설치하는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사기)로 공사업자 문아무개(4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평택시 안아무개(47·9급 특채)씨 등 공무원 15명을 허위공문서 작성 및 직무유기 등 혐의로, 이아무개(47)씨 등 폐쇄회로텔레비전 공사업자 23명을 정보통신공사업법 위반 혐의로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문씨는 2014년 1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평택시와 오산시가 발주한 23억원 상당의 방범용 폐회로텔레비전 공사 5건(201대)을 이씨의 업체 명의로 수주한 뒤, 이를 하도급받아 규격 제품과 다른 중국산으로 설치해 3억5천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달우수업체로 지정받은 이씨는 문씨가 평소 알고 지낸 공무원들을 통해 자신의 업체 명의로 공사를 수주해 오면 문씨에게 계약금액의 92%에 하도급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조달청은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제조하는 국내 중소기업을 ‘조달우수업체’로 지정하며, 해당 업체는 관급공사 수주에 혜택을 받는다.

이씨 외에도 폐회로텔레비전 업자 22명도 45억원 상당의 관급공사를 계약금의 80% 수준으로 문씨에게 불법 하도급 줬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폐회로텔레비전 관련 업체에 근무한 경력을 인정받아 2015년 평택시 공무원으로 특별 채용된 안씨는 조달우수제품이 아닌 중국산이 설치된 것을 묵인한 채 현장 검수 없이 준공조서를 허위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공무원은 평택시 소속 5∼9급 12명, 오산시 소속 6급 3명이다. 경찰 조사 결과 저가 중국산 폐회로텔레전은 평택에 181대, 오산에 20대가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들이 문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했지만, 특이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올해 2월 평택시 일부 지역에 규격과 다른 폐쇄회로텔레비전이 설치됐다는 경기도 감사결과를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원/김기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