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철 충북도의원이 지난 14일 충북도의회에서 과도한 복지 정책을 지양해야 한다는 취지의 5분 발언을 하고 있다김학철 의원 페이스북 내려받음
국민을 설치류 쥐의 일종인 ‘레밍’에 빗대는 등 막말을 쏟아냈던 김학철(47·무소속·충주1) 충북도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방문 등 외교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1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씨! 중류가 아니고 화풍이외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국빈 방문이랍시고 중국 가더니 경호 경비도 우리 세금으로, 밥마저도 혼밥에 가까운 일곱 끼니를 중국 측 관료 없이 먹었다니…. 당분간 중국 가고 싶지 않다. 박대당할까 봐, 맞아 죽지 않으면 다행일 듯하다”고 썼다. 이어 “북경대 강의에서 ‘중류’라는 신조어를 썼다. 동아시아 삼국의 문화적 조류를 의미하는 단어는 ‘한류’, ‘화풍’, ‘일조’다. 우리도 생소하고 중국 대학생조차도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를 구사하며 짧은 문화 의식을 드러냈는데도 언론은 ‘문비어천가’만 읊조린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긍심만은 미·일·독·영·불이 안 부러웠는데 국제사회에서 무참히 조롱받고 홀대받는 문재인 정권의 망신 외교를 보며 자괴감이 밀려온다”고 밝혔다.
그는 줄곧 문 대통령의 호칭을 생략하거나, ‘씨’로 지칭하며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지난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건넨 단검 선물도 문제 삼았다. 그는 “단검의 의미가 뭔지도 모르고 넙죽 받아들고는 헤벌레 웃는 문재인을 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받아서는 안 되는 선물이었고, 러시아는 문재인을 조롱한 것이다. 외교라인은 모조리 경질감”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외교도 비판대에 올렸다. 그는 “미·일 관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독도 새우와 위안부 할머니 포옹 퍼포먼스를 연출시키고는 일본식 돌그릇에 놋수저를 선물했다. 문화적 소양과 외교적 배려라곤 털끝만치도 찾아보기 어려운 천박함이다”라고 꼬집었다.
김학철 의원이 지난 7월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수해 속 국외연수, 막말 등의 파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오윤주 기자
문 대통령을 겨냥한 김 의원의 독설·막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청주 등 충북지역의 기록적인 물난리를 뒤로하고 국외 연수길에 올라 ‘국민은 레밍’ 등 막말로 공분을 산 뒤 지난 7월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1만2700여자의 글에서도 문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는 당시 “사상 최악의 수해에도 휴가 복귀해서 현장에도 안 나가본 지금 대통령이라 불리는 분 탄핵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날을 세웠다. 또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수해 속 국외연수, 막말 책임 등을 물어 사퇴를 요구하자 “문재인씨한테 하라고 하세요”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정치권·언론 등을 향해서도 막말을 쏟아냈다. 지난달 4일 서울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서 “정치지도자들이나 누구보다 현명해야 할 언론, 공정해야 할 법조인들이 부화뇌동해 역대 어느 정치지도자, 대통령보다 청렴결백했고 우국충정의 마음을 가진 박 전 대통령을 차가운 감옥에다 몰아넣어 두고 1년이 넘도록 이러고 있다. 미친개가 아니면 뭐냐”고 밝혔다. 지난 2월 탄핵반대 청주 태극기 집회에선 탄핵주도 국회의원을 ‘미친개’에 비유하고, “미친개는 사살해야”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7월 충북 청주 등의 수해를 뒤로 하고 동료의원 4명·공무원 4명 등과 프랑스 등 유럽으로 국외연수를 떠났다가 비판이 일자 조기 귀국했으며, 소속 자유한국당에서 제명됐다. 이후 그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 대한애국당 집회 등에서 언론·정치권을 향한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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