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들이 17일 새벽 김포시 운양동 1341-27 리피아노 건설현장에서 쓰러졌다는 신고를 한 노동자 2명을 수색하고 있다. 이들은 신고 4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겨울철에 공사장에서 콘크리트 양생(굳히기)을 위해 갈탄을 태우던 노동자 2명이 “쓰러질 것 같다”는 신고 4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17일 새벽 1시46분께 경기도 김포시 운양동 1341-27 리피아노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김아무개(52)씨와 박아무개(50)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으나 숨졌다.
김씨 등은 전날 밤 9시36분께 경기도소방재난본부 119상황실로 전화를 해 “갈탄을 태우다 동료가 쓰러지고 나도 쓰러질 것 같다”며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쪽은 “119상황실에서 신고자의 위치를 물었으나 ‘00건설’이라며 건설사 이름을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소방재난본부 쪽은 이에 따라 신고자 휴대폰 위치를 추적해 기지국을 확인한 뒤 반경 500m 이내 건설현장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리피아노 건설현장에서 신고자의 차량을 찾았다. 소방재난본부는 경찰, 현장 소장과 함께 건설현장 지하공사장 내부로 진입해 수색을 벌인 끝에 김씨 등을 찾았으나 숨진 상태였다. 김씨 등이 119상황실에 긴급하게 구조 요청을 한 뒤 4시간10분이 지나서였다.
소방재난본부 쪽은 “신고를 받았지만 위치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데다 전화기로 신고자의 위치를 추적하는 동안 시간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 조사 결과 김씨 등은 하청업체 소속으로 사고 전날 오후 3시께 콘크리트 양생(굳히기) 작업을 하면서 피워뒀던 갈탄을 같은 날 오후 9시께 새것으로 바꾸러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겨울철 공사장에서는 콘크리트가 얼지 않고 잘 양생이 되도록 갈탄을 태우거나 열난방기로 난방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 등이 지하에서 갈탄을 태우는 중 발생한 연기(일산화탄소)에 질식된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고용노동부 부천지청도 해당 공사장에 전면 작업 중지를 명령하고 긴급 안전 진단에 나서기로 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