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여성 가구주의 주거 형태는 월세가 43.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지만, 남성 가구주들은 50.1%가 자기 소유 주택에서 사는 것으로 집계됐다.
나이에 따른 거주 형태를 보면 20~50대 여성은 월세가, 60대 이상은 ‘자가’ 비율이 높은데 견줘, 남성은 20대는 월세, 30대 전세 비율이 높다가 40대부터 자가 비율이 높아진다. 여성이 남성보다 자가를 보유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서울시와 서울여성가족재단이 발표한 <2017 성(性)인지 통계 : 통계로 보는 서울 여성>에선 특히 경제 활동면에서 여성들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 두드러졌다.
서울 여성이 남성보다 주거 조건이 열악한 이유는 우선 여성 가구주의 많은 숫자가 미혼·비혼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전국 가구주 중 여성은 22.6%에 불과하고 가구원 수도 1.9명으로 남성이 가구주일 때의 3.2명보다 훨씬 적다. 또 결혼을 한 경우엔 여성이 소득이 더 많고 가정 경제에 기여하는 점이 더 클 때만 여성 가구주로 분류된다.
다른 지표를 보면,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의 불리한 위치도 주거 불안정에 큰 몫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여성 임금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196만원으로 남성 310만원의 63.2% 수준이다. 기혼여성 취업자 중 상용근로자(고용계약 1년 이상) 비율은 44.2%로 미혼여성 61.1%보다 16.9%p나 낮았다. 남성은 혼인상태별 상용근로자 비율 차이가 0.5%p(미혼남성 53.6%, 기혼남성 54.1%)였다. 최초 취업부터 발생한 노동조건 격차가 결혼을 기점으로 더욱 커진다고 볼 수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여성 가구주는 2011년 20.6%에서 2016년 22.6%로 해마다 늘고 있다. 65살 이상 여성의 국민연금 수급률은 24.8%로 같은 나이 남성 51.5%보다 26.7%p 낮다.
남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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