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경찰과 소방당국, 국과수 등이 성탄절 16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수원 광교 새도시 에스케이(SK) 오피스텔 신축 공사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6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수원 광교 새도시 공사현장 화재 사고는 ‘용접 절단(용단) 작업 중 튄 불똥이 인근 스티로폼 단열재에 떨어져 일어났다’는 진술이 나왔다.
26일 경찰과 합동감식을 벌인 소방·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 당국도 이번 화재의 원인을 ‘용단 작업 중 사고’로 잠정 결론을 냈다. 이는 올해 2월4일 수십명의 인명피해를 낸 경기 화성시 동탄메타폴리스 상가 화재와 고양종합터미널(2014년 5월26일)·서이천물류창고(2008년 12월5일) 화재 등 대형 참사 원인과 같은 것이어서, 안전관리 부실로 인한 ‘판박이 인재’일 가능성이 커졌다.
수원남부경찰서는 이번 화재 당시 지하 2층에서 용단 작업을 하던 김아무개(47)씨와 이아무개(48)씨한테서 이런 진술을 확보했다고 26일 밝혔다. 당시 김씨는 용단 작업을, 이씨는 화기 감시의 역할을 각각 맡아 2인 1조로 일했다. 불은 이들이 산소절단기를 이용해 철골 구조물을 자르는 과정에서 튄 불똥이 작업 현장과 뒤쪽으로 3m가량 떨어진 곳에 쌓여 있던 스티로폼 단열재에 떨어지면서 시작됐다. 단열재는 가로 1.2m, 세로 2.4m 크기로, 70∼80개(7∼8단)가 한쪽에 쌓여 있었고, 불똥이 튀자 곧바로 불이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씨 등은 현장에 있던 30㎏짜리 소화기 2개를 이용해 곧바로 진화에 나섰고 안전관리자 2명도 합세했으나, 거센 불길을 잡는 데 실패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김씨 등은 경찰에서 “방화포를 (산소절단기의) 앞쪽과 옆쪽에 설치해 놨는데, 불똥이 (단열재가 쌓인) 뒤쪽으로 튀면서 불이 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작업자들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으며, 합동감식반은 현장에서 단열재와 전기 배선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을 맡겼다. 감정 결과는 3주 가량 뒤에 나온다.
이번 불은 지난 25일 오후 2시46분께 수원시 이의동 광교 새도시 에스케이(SK)뷰 레이크타워 오피스텔 건설현장에서 일어나 이아무개(30)씨가 숨지고, 불을 끄던 장아무개(56·소방위)씨와 김아무개(34·소방교)씨 등 소방관 2명이 얼굴과 양손에 1∼2도 화상을 입었으며, 현장에 있던 노동자 1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 치료를 받았다.
수원/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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