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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물공장에서 40여년…납중독에 손발톱이 빠졌다

등록 2017-12-27 14:26수정 2017-12-27 14:53

용광로에서 납 등 중금속 녹이는 작업
어지럽고, 손톱·발톱 빠지고, 근육 굳어
40여년째 주물공장에서 일하다 직업병인 납중독 판정을 받은 정아무개씨. 어지러움증과 손톱·발톱이 빠지는 증세를 보이고 있다.
40여년째 주물공장에서 일하다 직업병인 납중독 판정을 받은 정아무개씨. 어지러움증과 손톱·발톱이 빠지는 증세를 보이고 있다.
주물공장에서 수십년 동안 일하다 직업병인 납중독 판정을 받은 노동자가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마산·창원·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은 27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납중독 판정을 받은 정아무개(62)씨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씨는 지난 2002년부터 경남 ㅅ금속에서 근무하는 등 40여년째 주물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정씨의 업무는 납·구리·주석·아연·니켈 등을 용광로에 넣어 녹인 뒤 쇳물을 틀에 붓는 일이다.

정씨는 “3년 전부터 자주 구토가 나면서 어지러워, 일하다 쓰러지기도 했다. 또 손톱과 발톱이 빠지고, 근육이 굳어 걷거나 서 있는 것도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11월 대한산업보건협회 건강진단에서 납중독 판정을 받았다. 혈중납수치가 허용치(29.9㎍/dL)의 2배가 넘는 61.1㎍/dL로 나왔다. 대한산업보건협회는 정씨에게 ‘일정기간 현 작업 불가’의 직업병 유소견자 판정을 하고, 두달마다 추적검사를 해서 결과를 확인한 뒤 업무복귀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이후 정씨는 추적검사를 위해 두달마다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혈중납수치가 내려가기는 했으나 허용치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정씨는 “대한산업보건협회와 회사 모두 건강진단 결과를 알려주지 않아, 내가 납에 중독됐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몰랐다. 두달마다 건강진단을 받는 것이 이상해서, 지난해 대한산업보건협회에 직접 문의하고서야 납중독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정씨는 지난달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요양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마산·창원·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은 “납중독은 주물공장의 열악한 작업환경이 낳은 직업병으로, ㅅ금속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 정씨와 함께 일했던 노동자들에 대한 역학조사는 물론 주물 사업장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ㅅ금속 관계자는 “최근 공장을 새로 지어 이전하는 등 쾌적한 작업환경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정씨의 납중독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적절히 조처하는 등 보다 쾌적한 작업환경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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