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해 내부 갈등과 외부 압력 등으로 주요 책임자들이 중도 사퇴해 업무 공백 우려를 낳았던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비엔날레가 후임자와 실무책임자 선발방법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개 모집으로 전환하고 나섰다. 설립 20년 이상 된 두 단체가 주요 인물을 공개 모집하기는 처음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인사추천위원회는 5일 오후 5시까지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을 공개 모집한다고 2일 밝혔다. 영화단체 및 영화산업 등에 관해 전문성과 경험이 풍부하고, 국내·외 영화인과의 네트워크 경험이 풍부할 것 등의 조건을 달았지만 영화단체와 개인 등 누구나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을 추천할 수 있다. 새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은 다음달 정기총회에서 확정된다.
앞서 부산국제영화제 이사회는 지난달 5일 이사장과 집행위원장을 선출하는 인사추천위원회를 꾸렸다. 인사추천위는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 이은 한국제작가협회 회장, 채윤희 여성영화인 모임 이사장, 최윤 부산영상위원회 위원장, 부구욱 영산대 총장 등 5명으로 이뤄졌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시장이 당연직 조직위원장을 맡아 이끌었으나 2014년 서병수 부산시장이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의 상영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이용관 당시 집행위원장에게 전달하면서 삐걱거렸다. 서 시장이 2016년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나고 민간 이사장 체제로 전환되면서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의 갈등이 일단락됐으나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직원들이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의 동반 퇴진을 요구했다. 이에 두 사람은 지난해 10월 2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끝나자 스스로 물러났다.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복귀 여부가 관심사다.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직원들과 일부 영화인들은 서 시장의 조직위원장 사퇴와 함께 물러난 이 전 집행위원장의 이사장 취임을 바라고 있다. 이 전 집행위원장이 2대 이사장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복귀한다면 부산국제영화제 예산의 절반가량을 지원하는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의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년마다 부산의 대표적인 미술전시 행사를 열고 있는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2018년 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을 지난달 15일까지 공개 모집했다. 그동안 전시감독은 추천위원회가 각계에서 활동 중인 미술계 인사 가운데 일부를 추천하면 선정위원회가 위촉했다. 이번에는 전문가 7명으로 꾸려진 부산비엔날레 학술위원회가 응모자 30명 가운데 후보자를 5명으로 압축했다. 올해 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은 이 가운데서 선정위원회가 5일 확정한다.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가 전시감독을 공개 모집한 것은 2016년 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이 지난해 2월 임동락 전 집행위원장을 공개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한 데 이어 임 전 집행위원장이 2015년 바다미술제 작품 유지보수비를 되돌려 받은 혐의 등으로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받아 지난해 10월 사퇴한 영향이 컸다.
부산시 관계자는 “인사 잡음을 없애고 업무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전시감독의 공개 모집에 나섰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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