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일부 사립대학이 입학금을 직원 인건비 등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8일 부산의 4년제 국립대학 4곳과 사립대학 11곳 등 15곳에 정보공개를 요청해 받은 자료를 분석했더니 사립대학 11곳 가운데 입학금 대부분을 장학금·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 입학과 직접 관련한 용도로 사용하는 곳은 동명대·부산가톨릭대·부산외국어대·영산대·인제대 등 5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나머지 사립대학 6곳은 입학금 수입의 상당한 비율을 입학과 직접 관련이 없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동아대는 1인당 입학금 79만원 가운데 25%(20만원)만 장학금·입학관리부서 인건비 등 입학과 관련한 용도로 사용했다. 나머지 75%(58만원)는 교직원 급여와 조교 인건비, 건축물 관리비, 전기·수도요금 등으로 사용됐다. 동의대는 입학금 수입 총액 25억원 가운데 16억원(64%)만 입학과 관련한 비용으로 사용했고 나머지 8억8000만원(36%)은 교원 급여와 연구비, 실험실습비로 사용했다. 경성대는 전체 입학금 16억원 가운데 10억원(62%)만 입학 비용으로 사용했고 나머지 6억원(38%)은 교직원 급여와 차량 유지비, 세금, 집기 구매 등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동서대는 전체 입학금 16억9000만원 가운데 14억7000만원(87%)을 입학 용도로 사용했다. 신라대는 전체 입학금 15억원 가운데 13억7000만원(91%)을 입학금 용도로 사용했고 나머지 1억3000만원(9%)은 입학과 직접 관련이 없는 곳에 사용했다.
1인당 입학금이 가장 많은 곳은 동아대인데 79만원이었다. 이어서 고신대(61만원), 동의대(60만원), 신라대(60만원), 인제대(57만원), 동서대(56만원) 등의 차례였다. 입학금이 가장 적은 곳은 경성대인데 50만원이었다. 부산대·부경대·부산교대·한국해양대 등 국립대 4곳의 1인당 평균 입학금은 21만7000원이었다. 사립대 입학금이 국립대에 견줘 2.5~3.5배가량 비싼 편이다.
대부분 국립·사립대는 뚜렷한 입학금 산정 기준이 없었고 입학금 회계를 별도로 작성해 관리하지 않고 있었다. 입학금 산정 기준이 없으니 입학금 사용처가 분명하지 않고 대학마다 입학금 사용 내역도 달랐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대학 입학금은 적게는 한 한기 등록금의 5분의 1, 많게는 3분의 1을 차지한다. 금액이 고액인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각 대학에서 입학금을 산정하는 구체적인 비용 추계 자료나 산정 근거를 제대로 가지고 있지 않다. 사립대가 2022년까지 입학금 폐지를 유보하는 것은 근거도 없고 설득력도 잃은 것이다. 국립대처럼 즉시 입학금을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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