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 국립 백두대간수목원은 10일 ‘사라져 가는 희귀 자생식물 전시회’를 열어 다음달 4일까지 계속한다.
야생화 사진 전문가로 알려진 윤삼숙(58) 작가가 찍은 ‘가는잎향유’, ‘까막바늘까치밥나무’ 등 사라져 가는 희귀 자생식물 사진 32점을 선보인다. 윤 작가는 김해 전국사진공모전 금상에 이어 경북사진대전 입상 경력이 있다.
가는잎향유는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바위틈에서 자란다. 향유와 꽃향유는 주변 야산에서 자주 보이지만 가는잎향유는 좀처럼 구경하기 힘들다. 멸종단계는 아니지만 자생공간이 점차 사라지는 대표적인 식물로 꼽힌다.
까막바늘까치밥나무는 최근에는 백두대간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다. 강기호 백두대간수목원 실장은 “설악산이나 오대산 정상 부근의 계곡 같은 습한 곳에서 자란다. 자생지가 계속 북상하면서 곧 남쪽에서는 사라지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만삼은 성질은 더덕과 비슷하지만 더덕보다 자생력이 연약해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 지금까지는 지리산 등 고산지대 풀밭에서 더러 눈에 띄었지만 최근 등산객들의 발길에 밟히고 훼손되면서 매우 귀해졌다. 산지 응달이나 부식토가 많은 곳에서 자라는 ‘나나벌이난초’도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인 이 식물은 꽃 모양이 나나니벌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박기남 백두대간수목원 기획운영본부장은 “자연에 대한 소중함과 희귀식물을 보전해야 한다는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전시회를 마련했다. 앞으로도 희귀식물, 멸종위기, 특산식물 등 보전이 필요한 식물의 사진전을 많이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054)679-1000.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사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