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강원지사가 10일 오전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 방문단에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강원도청 제공
강원도는 평창겨울올림픽에 대규모 대표단 등을 파견하기로 한 북한의 결정을 환영하며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10일 오전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 선수단의 참가로 평창올림픽은 ‘평화와 화합’을 구현하는 축제로 치러지게 됐다”고 환영했다. 최 지사는 “세계 유일의 분단 도인 강원도에서 남과 북이 함께하는 평창올림픽은 ‘세계 평화의 상징’이 될 것”이라며 “북한 대표단이 편안하게 올림픽을 치를 수 있도록 빈틈없이 준비해 평화올림픽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북한 방문단 이동과 숙박을 해결할 방안으로 크루즈를 제안했다. 2만~4만t급 크루즈선을 원산항으로 보내 대표단을 태워 속초항까지 이동하고, 숙박도 이 배에서 하면 된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만경봉호를 응원단 이동 및 숙소로 사용한 바 있다.
북한에 대한 편의 지원이 유엔 안보리 제재에 저촉될 수 있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비용을 북한에 직접 주는 것이 아니라 크루즈 등 우리 쪽 시설에 지급하기 때문에 염려는 없다. 또 스포츠·문화는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 지사는 남북 교류에서 지자체의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그는 “강원도가 추진한 국제유소년 축구대회 등 민간교류가 정부 당국 간 대화의 물꼬를 트는 구실을 했다. 안보 분야 외에는 지차체에 자율권을 부여해 다양한 대북 교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최 지사는 지난달 18일 중국 쿤밍에서 열린 제3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서 문웅 북한 여명체육단장(차관급)을 만나 “북한 선수단·응원단·문화예술계 인사들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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