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1일 경남 창원시 정우상가 앞에 세워질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의 기본구상도.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 경남건립추진위원회’ 제공
경남에도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세워진다.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 경남건립추진위원회’는 오는 5월1일 노동절에 맞춰 경남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정우상가 앞 인도에 노동자상을 세우기로 결정하고, 11일 이곳에서 ‘경남지역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선포식’을 열었다. 추진위는 남자 어른, 10대 소녀, 남자 어린이 등 3명이 등을 맞대고 기단 위에 서 있는 모습의 동상을 세우기로 하고, 마산 출신 유창환 작가에게 제작을 의뢰했다.
남자 어른은 탄광 노동자를 상징하며 곡괭이를 들고 있다. 추진위는 “정확한 숫자를 파악할 수는 없으나, 조사 결과 경남 출신 징용노동자의 70%가량이 탄광으로 갔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소녀상은 근로정신대로 동원됐던 여성을 상징하며, 어린이는 징용 때문에 부모·형제와 헤어진 아이를 나타낸다.
추진위는 경남 출신 징용노동자들이 많이 갔던 일본 현지 탄광 지역에도 기념물을 설치할 계획이다. 전체 비용은 노동자상 제작비 1억원 등 1억7000만원가량 드는데, 민주노총·한국노총 경남본부와 경남도교육청 기금에다 시민 성금을 모아 충당하게 된다.
추진위는 “나라를 잃고 일본에 끌려갔던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 기억하며, 동시에 일본에 강력히 경고하는 경남도민의 각오를 노동자상에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탄광·군수공장 등에 동원된 징용노동자는 75만여명에 이르는데, 지리적으로 일본과 가까운 경남 출신이 특히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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