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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서울시장 3선 도전은 성공할까?

등록 2018-01-11 17:11수정 2018-01-11 21:00

임종석 실장 “3선 반대” 보도에 뜨거운 감자 돼
청와대·서울시 해명에도 미묘한 긴장감 흘러
압도적 시민 지지율은 3선 도전의 강력한 근거
전문가 “대선 길목으로서의 서울시장직 끊어야”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무부시장을 지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무부시장을 지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의 3선 도전 문제가 새해 초 서울시와 정치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유례가 없는 서울시장 3선 도전인데다 다음 대통령선거 구도, 문재인 정부의 성패와도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박 시장의 3선 도전 논란을 촉발시킨 것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석에서 “박 시장의 3선 출마에 반대한다”고 말했다는 <중앙일보>의 보도다. 이 보도에 대해 청와대와 서울시는 즉각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서울시는 임 실장이 “박 시장이 3선 하지 않고 대선으로 바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는 발언이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해명이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는 아니다. 임 실장이 박 시장의 정무부시장을 지낸데다 임 실장이 서울시를 떠난 과정도 아주 매끄럽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임 실장 본인이 서울시장 후보 물망에 오른 사람 가운데 하나기도 하다.

더욱이 청와대와 서울시 사이엔 미묘한 긴장감도 흐르고 있다. 문 대통령과 박 시장은 사법시험 동기이며 민주화 운동을 함께 한 ‘동지’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지난 대통령 경선 때는 경쟁자이기도 했다. 특히 박 시장은 경선 당시 “당의 분열을 불러온 문 전 대표는 적폐 청산의 대상이지 청산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발언해 일대 파문이 일으키기도 했다.

그 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된 문 대통령이 서울시를 찾아와 ‘동행’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시의 정책을 많이 가져다 쓰겠다고 말했고, 문 대통령 집권 뒤 서울시 출신 인사들이 청와대의 여러 요직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동지이면서 경쟁자인 두 사람 사이의 복잡한 관계는 그렇게 쉽게 정리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심지어 박 시장이 3선을 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후반에 거리두기나 차별화로 나아갈 것이라는 이른 예상까지 나온다.

지난 대선 때 서울시를 찾아온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시
지난 대선 때 서울시를 찾아온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시
더욱이 대선으로 가는 길목, 시험대로 여겨지는 서울시장을 한 사람이 세번씩이나 하는 것은 정치 도의가 아니라는 지적도 박 시장에겐 불리한 점이다. 이와 관련해 박 시장은 한 측근은 “3선 도전을 한다는 것은 그런 비판을 감수하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시장으로서는 믿는 구석도 많다. 무엇보다 다른 예상 후보들을 압도하는 지지율이다. 지난 1월2일 <중앙일보> 서울시장 후보 여론조사에서 박 시장은 32.9%,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14.7%,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0.2%, 황교안 전 총리는 8.9%의 지지를 받았다. 박영선 의원, 임종석 실장, 정청래 전 의원, 우상호 의원 등 당내 경쟁자들은 모두 10% 미만이었다.

이런 압도적인 지지율 때문에 청와대와 민주당 안에서도 박 시장이 3선 도전을 말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가 특정 후보에 대한 호불호를 이야기할 수 없다”면서도 “박 시장을 이길 카드가 있느냐”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도 “박 시장에 대한 당내 피로감이나 시민들의 피로감은 그렇게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원순 체제를 뒷받침하는 시민단체와 노조의 지지도 단단한 편이다. 이들은 사회적 경제, 참여예산제, 원전하나줄이기, 마을공동체 사업, 청년수당,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주요 사업의 주체였고, 수혜자들이었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은 “시민들에게 직접 권한을 주려는 박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다른 기성 정치인들이 따라올 수 없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염형철 환경연합 사무총장도 “박 시장에게 아쉬운 대목이 있지만, 다른 서울시장 후보들이 그보다 더 낫게 할 수 있는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 서울시 공무원은 “일중독자인 박 시장에 대한 피로감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더 나은 대안이 없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지난 대선 때 서울시를 찾아온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시
지난 대선 때 서울시를 찾아온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시
박 시장으로서는 3선 도전의 내용과 명분을 세우는 일도 매우 중요해 보인다.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10년 혁명’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환경연합의 신재은 자연생태국장은 “임기 초기엔 박 시장의 정책에 혁신과 활력이 있었지만, 7년째가 되다보니 그런 것이 많이 사라졌다. 3기에 도전하겠다면 완전히 새로운 의제와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3선 도전으로 박 시장의 대선 도전은 조금 멀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시장의 한 측근은 “3선 도전을 하면 대선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지적이 안에서도 나왔다”고 전했다. 박 시장을 잘 아는 한 정치인은 “서울시장 10년을 하고 나면 시민들에게 피로도가 클 것이다. 3선은 다음 대선에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친문 핵심 국회의원도 “박 시장이 대선보다는 서울시장 3선에 더 관심이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제2선출직인 서울시장직과 대선을 연결해서 바라보는 한국 정치의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장직은 그 자체로 중요한 일인데, 늘 대선과 연결해서 보기 때문에 서울시장으로서의 일이 왜곡된다는 것이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박 시장의 3선 도전에 대한 민감한 반응은 서울시장직을 대선과 결부시키기 때문이다. 모든 물이 대선이라는 소용돌이로 빨려들어가는 한국 정치의 관행을 타파해야 한다.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고 지방정부의 권한을 강화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고 말했다.

김규원 남은주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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