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어머니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하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다가 국내로 송환돼 구속된 김아무개(36)씨가 15일 오후 현장검증을 위해 경기도 용인시 한 아파트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재혼한 어머니 등 일가족 3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아무개(36)씨의 현장검증이 15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한 아파트에서 시작됐다.
돈을 노리고 친어머니 등을 살해한 김씨는 짧은 머리에 회색 패딩 점퍼와 카키색 바지를 입은 채 아파트에 들어섰다. 지난 13일 신원공개가 결정됨에 따라 얼굴을 가리는 모자나 마스크는 쓰지 않았다.
소식을 듣고 몰려든 주민들은 김씨에 대해 고함과 거친 욕설을 퍼부었지만, 김씨는 아무런 반응 없이 아파트 내부로 향했다. 이어 김씨는 범행 직전 엘리베이터를 타고 어머니 집에 들어가 기다리다 귀가한 어머니를 상대로 범행하는 과정을 재연했다. 범행 과정을 담담히 재연하던 김씨는 감정이 복받친 듯 이따금 씩 흐느끼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의 현장검증은 16일 강원도 평창 졸음쉼터와 횡성의 콘도 일대에서도 계속된다.
앞서 김씨는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진술을 뒤집고 “어머니 재산을 빼앗아 뉴질랜드로 가겠다는 계획을 세워 범행했다”고 말했다. 이번 현장검증에는 프로파일러가 투입돼 범행 당시 김씨 심리상태를 살펴보고, 현장검증 뒤 면담과 검사를 병행할 방침이다.
김씨는 지난해 10월21일 자신의 친어머니(당시 55살)와 의붓동생(당시 14살), 의붓아버지(당시 57살) 등 3명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어머니 계좌에서 1억2천여만원을 빼내 범행 이틀 뒤 아내 정아무개(33·구속 중)씨와 자신의 두 딸(2살·생후 7개월)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달아났다. 그러나 2015년 뉴질랜드에서 저지른 절도 사건으로 현지 경찰에 붙잡혀 징역 2개월 형을 복역하고 구속상태로 있다가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지난 11일 한국으로 송환돼 구속됐다. 용인/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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