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지역에서 지난 22일 아침 7시(현지시각)께 경남 산청군 중·고등학생 8명이 탄 승합차가 앞서 달리던 화물차를 들이받아, 승합차 앞부분이 완전히 부서졌다. 이 사고로 운전기사 1명이 숨지고, 학생 8명 모두 크게 다쳤다. 경남도교육청 제공
경남 산청군 중·고등학생 8명이 캄보디아 현지에서 사귄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기 위해 겨울방학을 이용해 캄보디아를 다시 방문했다가, 방문 첫날 교통사고를 당해 모두 크게 다쳤다. 특히 산청중 2학년과 산청고 1학년인 김아무개양 자매가 모두 머리를 심하게 다쳐, 사고 이틀째인 23일 오후까지도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노아무개(15)양 등 산청중 2학년 5명, 김아무개(17)양 등 산청고 1학년 2명, 태봉고 입학 예정인 황아무개(16)양 등 산청에 사는 중·고교 여학생 8명은 지난 21일 밤 10시 부산 김해공항을 출발해, 다음날 새벽 2시(현지시각)께 캄보디아 시엠레아프에 도착했다. 이들은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승합차를 타고 숙소가 있는 시아누크빌로 가던 도중, 아침 7시께 승합차가 앞서 달리던 화물차를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당시 승합차에는 이들 8명과 현지 운전기사 2명 등 10명이 타고 있었는데, 승합차 앞부분이 완전히 부서지면서 운전기사 1명은 현장에서 숨졌다. 학생들은 프놈펜 칼메트국립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김양 자매 등 4명은 중상을 입었다.
23일 경남도교육청 설명을 종합하면, 다친 학생 중 여러 명은 2015년부터 방학 때마다 부모와 함께 캄보디아를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며 현지에서 친구들을 사귀었다. 지난해 여름방학에도 캄보디아에 갔다가 한국으로 돌아오며, 현지 친구들에게 “반드시 다시 오겠다. 꼭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 이 때문에 이들은 겨울방학을 이용해 다음달 1일까지 10박12일 일정으로 캄보디아에 갔다. 출발할 때는 인솔자 없이 갔으며, 24일 현지에서 인솔자 1명과 합류할 계획이었다.
사고가 발생하자 부모들은 사고 당일인 22일 밤 현지로 떠났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은 한국인 의사를 보내달라는 부모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23일 의사 2명 등 의료진 7명을 현지에 파견했다. 학생들의 치료 방법과 귀국 일정 등은 부모들과 의료진의 협의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경남도교육청도 23일 캄보디아와 인접한 베트남의 호찌민국제학교 교감과 장학사 2명을 현지로 파견했다. 경남도도 호찌민 사무소 소장과 직원들을 현지로 보냈다. 산청중·고 학교 관계자들도 현지로 갔다. 경남도교육청은 부교육감을 단장으로 하는 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하고, 산청중에 사고수습상황실을 운영하고 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사후 약방문이라는 비난을 받겠지만 학생 안전교육을 지금이라도 더욱 강화하겠다. 빠뜨린 부분은 없는지 촘촘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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