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지역에서 활동해온 ‘연합파’ 행동대원들이 한 행사장 어귀에서 선배에게 90도 인사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경기도 이천지역을 장악하고 폭력을 일삼아온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이천연합파’ 행동대원 손아무개48)씨 등 12명을 구속하고, 두목 고아무개(55)씨 등 3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고씨 등은 2014년 8월 새 두목으로 추대된 이후 고등학생들까지 신규 조직원으로 영입해 세력을 확장하는 등 범죄단체를 구성해 활동하며 매월 일정 금액을 상납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천에서는 ‘생활파’가 존재해오다 1990년대 ‘새생활파’와 ‘설봉파’로 분리됐다. 1996년 새생활파 두목이던 장아무개(53·현 연합파 고문·불구속 입건)씨가 설봉파 행동대원을 둔기로 폭행해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갈등을 빚던 두 조직은 1999년 이천연합파로 통합됐다. 이후 명맥을 유지하던 연합파는 2014년 고씨가 두목으로 추대된 후 신규 조직원 10여명을 영입하는 등 세력을 확장했다가 이번에 모두 검거됐다.
연합파 조직원들은 다달이 5만∼20만원씩 모금해 동료 조직원 영치금이나 벌금 대납, 변호사 비용 등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결속력을 유지해왔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부하 조직원을 야구방망이 등으로 집단 폭행하며 기강을 잡았다. 일부 조직원들은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경쟁 도박장 주인을 협박해 문을 닫게 하거나, 유흥주점 운영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술과 도우미를 제공하는 노래방 업주를 찾아가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이천연합파 소속 폭력배들은 개별 범죄로 처벌받은 적은 있으나, 범죄단체 구성 혐의로 검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목 고씨는 개별 범죄행위에 가담했거나 지시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아 불구속 상태로 수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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