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만 누르면 윤동주가 스르륵~

경기도 용인시에도 ‘문학자판기’ 등장
500~2000자의 문학작품 종이로 만나
용인 시청사와 경전철 역사 등 5곳에

경기도 용인시가 시청사 로비와 경전철 역사 4곳 등 5곳에 문학자판기를 설치해 운영에 들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버튼을 누르면 시와 수필, 소설 등 문학콘텐츠가 인쇄된 종이가 출력된다. <연합뉴스>

커피 자동판매기처럼 버튼만 누르면 시와 수필 등 문학작품이 인쇄된 종이가 나오는 ‘문학자판기’가 경기도 용인시에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용인시는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문학작품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시청사 로비와 경전철 역사 4곳(기흥·동백·운동장 송담대역·전대 에버랜드역) 등 5곳에 문학자판기를 설치했다고 25일 밝혔다.

문학자판기는 국내 한 제조업체가 특허를 받아 만든 것으로, 용인시가 다달이 기기 이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도입했다. 가로 33㎝, 세로 25㎝, 높이 1m 크기의 문학자판기 정면에 설치된 ‘짧은 글’ 버튼과 ‘긴 글’ 버튼 가운데 하나를 누르면 문학작품의 일부 내용이 임의로 선정돼 3초 뒤 폭 8㎝의 종이에 인쇄된다.

짧은 글 버튼을 누르면 500자 이하의 글을, 긴 글 버튼을 누르면 500자 이상부터 최대 2천자까지의 문학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 나태주 시인의 <풀꽃>,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등 사용허가를 받은 1천여 건의 소설, 시와 명언, 수필 등을 담고 있다.

문학자판기 콘텐츠는 다달이 새롭게 추가되며, 종이 아래쪽에는 도서관 소식, 문화행사 등 시정정보도 담긴다. 문학자판기는 파리, 런던 등 유럽의 지하철역 등에 설치돼 호응을 얻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지난해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국제도서전’에 첫선을 보여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정숙 용인시 독서진흥팀장은 “스마트폰 등을 통해 얼마든지 이 정도 콘텐츠를 검색해 읽을 수도 있지만, 작품을 종이로 읽는 의미와 재미는 색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시민 호응에 따라 설치 장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용인/김기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