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계열 대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여수시청 제공
여수산단 대기업의 공장장이나 노조위원장에게 부탁해 취직을 시켜주겠다며 수억 원을 챙긴 60대 3명이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25일 여수산단 대기업에 자녀와 조카 등을 취직시켜주겠다며 피해자 4명에게 2억28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이아무개(63·전 ㅎ사 간부·구속), 이아무개(63·전 ㄱ사 노조위원장), 박아무개(61·재건축조합 대행자)씨 등 3명을 기소했다.
이들은 2011년 4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여수산단 대기업의 공장장이나 노조위원장에게 부탁해 취업을 시켜주겠다며 피해자 1인당 2000만~9000만원을 받은 뒤 취업을 알선하지도 이를 돌려주지도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ㅎ사 출신 이씨는 지난해 4월 ㅎ사 노조위원장에게 부탁해 피해자 중 1명의 아들을 취직시켜주겠다며 4500만원을 받았다가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그는 2011년 10월과 2013년 6월 두 차례 같은 피해자한테 복수의 대기업에 일자리를 만들어 주겠다고 속여 7000만원과 2000만원을 잇달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ㅎ사 출신 이씨를 구속한 뒤 수사를 확대했다. 이어 지난달 말 공범인 ㄱ사 출신 이씨와 박씨를 구속했지만, 두 사람은 피해자들과 합의한 뒤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났다.
ㅎ사 출신 이씨와 ㄱ사 출신 이씨는 평소 알고 지내는 사이로 각각 출신 대기업에 자재를 납품하는 업체를 운영 중이었는데도 현직 때의 인맥을 과시하며 사기 행각을 벌였다.
검찰 쪽은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었던 구직자의 부모들을 속여 억대의 금품을 가로채는 등 죄질이 나쁘다. 이들뿐 만 아니라 서민을 울리는 취업 사기는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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