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전북 고창군 흥덕면 한 양식장에서 기르는 숭어 수십만 마리가 폐사해 물 위에 떠 있다. 연합뉴스
한파가 맹위를 떨치면서 호남의 고창 영광 여수 고흥 등에서 양식장 물고기가 잇따라 폐사했다.
전북도는 28일 닷새 동안 이어진 한파로 전북 고창군 흥덕면 한 양식장에서 기르는 숭어 수십만 마리가 폐사해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양식장을 운영하는 이아무개씨는 “양식장에서 물고기 80만 마리를 키우는데 절반은 죽은 것 같다. 얼음이 조금 녹아서 새벽부터 종일 사체를 치우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한파 때문에 수온이 영하까지 내려가 숭어가 집단으로 폐사한 것으로 보고 피해 규모와 폐사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전남도도 최근 들어 전남 영광, 여수, 고흥 등 3개 군의 양식장 8곳에서 물고기 20만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 26일에는 영광군 한 양식장에서 숭어 8만 마리가 폐사해 8000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또 24일 고흥군 도양읍 화도지선 가두리양식장에서 돔 3만여 마리가 폐사해 1억6000만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 15~19일 여수시 화정면 해상의 가두리양식장 6곳에서도 돌돔 9만2000여 마리가 죽어 1억2900만원 상당의 손실이 예상된다. 전남도는 저수온이 폐사의 원인인지 조사하고 있다.
여수 가막만에는 지난 12일부터 이날까지 저수온 주의보가 이어지고 있다. 저수온 주의보는 수온이 영상 4도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될 때, 전날보다 수온이 3도 넘게 떨어질 때, 평년대비 2도 넘게 차이 날 때 발령된다.
전남도는 강추위 때 양식장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찾고 있다. 수온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면 어류를 방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남에서는 지난해 1∼2월에도 저수온 탓에 여수시 18개 양식장에서 감성돔·참돔 등 물고기 10만5000 마리(피해액 11억원)가 폐사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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