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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간다고 좋아했는데…” 눈 속에 떠난 종로여관 참사 세 모녀

등록 2018-01-29 12:03수정 2018-01-29 20:07

29일 고향인 전남 장흥서 발인식하고 영면
유가족 오열 속에 주민과 친구들 침통
전남 장흥지역 중학생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여관 방화 사건의 희생자인 세 모녀 영정 앞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장흥지역 중학생들이 27일 서울 종로구 여관 방화 사건의 희생자인 세 모녀 영정 앞에서 조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학을 맞아 서울로 여행을 갔다 여관 방화사건으로 숨진 전남 장흥의 세 모녀가 눈 속에서 영면했다.

29일 오전 전남 장흥군 장흥읍 한 장례식장에서 종로구 여관 방화사건의 희생자인 어머니 박아무개(34)씨와 중학생 딸 이아무개(14)양, 초등학생 딸(11)의 발인식이 치러졌다. 이날 장흥에는 이들의 마지막 길을 안타까워하는 듯 눈발이 흩날렸다.

하루아침에 가족을 다 잃은 아버지이자 남편인 이아무개(40)씨는 슬픔에 잠겨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화재로 딸과 손녀들을 잃은 노모는 오열하며 끝내 주저앉았다. 주민과 이웃 등 40여명은 굳은 표정으로 유가족을 위로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큰딸의 친구인 중학생들은 발인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침통해 했다. 큰딸의 친구인 박아무개(14)양은 “여행 가기 전에 단톡방에 여행을 간다고 자랑했는데 이런 일을 당했다니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보고 싶다”며 울먹였다.

세 모녀는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화마의 상처가 깊어 참사 일주일 만인 지난 27일 가족이 기다리는 장흥으로 돌아왔다. 신원확인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주검이 훼손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유전자검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세 모녀는 50대 남성이 홧김에 여관 입구에다 지른 불에 희생됐다. 세 모녀는 방학을 맞아 지난 15일부터 전국 여행에 나섰다가 여행 5일째인 19일 서울에 도착해 종로의 여관에서 잠자리에 들었다가 변을 당했다. 이들은 여행을 함께 떠나지 못한 남편과 아빠한테 미안한 마음으로 숙박비가 싼 여관에 짐을 풀었다가 참변을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장흥군에는 이들의 아픈 죽음을 애도하는 조의가 줄을 이었다. 전국에서 이름을 알리지 않은 이들이 세 모녀 장례비와 유가족 생계비로 써달라며 성금 1000여 만원을 보내왔다. 장흥이 고향인 문주현 엠디엠그룹 회장은 향우회를 통해 1000만원을 기탁했다. 장흥지역 공무원들로 짜인 한사랑모금회는 십시일반으로 200만원을 모았다.

장흥군은 이렇게 모인 성금 2600여만원을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유가족한테 전달하기로 했다. 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이들의 장례비를 부담했고, 군은 석 달 동안 남은 가족에게 긴급생계비를 지급한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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