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동안 17만명의 인구를 순유입한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제공
2012년 입주하기 시작한 세종시가 불과 6년 만에 17만여명의 인구를 끌어들여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세종시 유입 인구의 60% 이상이 주변 충청권 인구여서 대전 등 기존 도시들이 약화되는 딜레마를 일으키고 있다.
1일 국가통계포털 ‘국내인구 이동’을 분석해보니, 2012~2017년 6년 동안 전국에서 세종시로 17만7195명이 순이동했다. 이에 따라 2012년 11만명이던 세종시 인구는 28만명으로 두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그런데 6년 동안 세종시에 순유입된 인구의 전 주소지를 보면, 대전과 충남, 충북 등 충청권이 10만9015명(61.5%)으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수도권 인구는 4만9620명(28.0%)에 그쳤다. 지역 균형발전 정책은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을 추구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는 기대와 다른 것이다.
6년 동안 7만명의 인구가 세종시로 유출돼 인구가 감소 중인 대전시. 대전시 제공
세종시 순유입 인구의 40.9%인 7만2460명은 이웃 대전에서 왔다. 수도권 전체에서 순유입된 인구보다 2만명 이상 더 많은 것이다. 수십년 동안 성장하던 대전시 인구는 2013년 153만명을 정점으로 꺾여 현재 150만명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도시 환경과 주거 여건을 개선하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류정해 대전시 인구정책 담당은 “대전은 중부권 대표 도시여서 경제활동 인구는 오히려 세종에서 대전으로 올 수 있다. 청년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인구를 회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충북대 황희연 교수는 “대전 등 주변 도시의 쇠퇴는 신도시 개발 초기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세종시 국책연구단지와 대전 대덕연구단지, 과학비즈니스벨트 등을 함께 발전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원 송인걸 기자
ch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