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지난 9일 서귀포시 성산읍 지역 월동무 재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제주도 제공
지난 3일부터 엿새 동안 이어진 한파와 폭설로 제주지역 1차 산업 피해액이 크게 불어나고 있다.
12일 제주도 말을 들어보면, 농가 683곳이 폭설로 감귤류, 월동무, 콜라비, 브로콜리, 깻잎 등 작물에서 피해를 보았다고 신고했다. 피해 면적은 1671㏊에 이른다. 이 가운데 비닐하우스 피해는 지난 8일 36개 농가 300동(8.7㏊)에서 67개 농가 494동(13.5㏊)으로 200동 가까이 늘었다.
월동무 주산지인 서귀포시 성산읍과 제주시 구좌읍 등 제주 동부지역 피해가 심각해, 475개 농가 1565㏊에서 월동무가 ‘언 피해’가 일어났다. 전체 월동무 재배면적 4874㏊의 32%에 이른다. 도는 농작물 피해 복구에 수십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김두형 구좌읍 월동무 생산자협의회장은 지난 9일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한 간담회 자리에서 “월동무는 냉해 피해를 입으면 생장점이 변하고 썩어 회생이 불가능하다. 계속된 저온 현상으로 현재 30%밖에 출하하지 못해 극심한 피해가 예상된다. 현실 가능한 산지 폐기 정책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원희룡 지사는 “농작물 피해를 정밀조사하고 중앙정부 및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 농가 고통을 분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두환 친환경농정과장은 “12일까지 현장조사를 하면 사실상 피해가 거의 나타날 것이다. 오는 19일까지 농가 피해신고를 받고 피해신고 대상지 정밀조사를 거쳐 피해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부 학교는 폭설에 따른 자재 수급과 공사가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교육청은 초등학교 3곳과 고등학교 1곳 등 모두 4개 학교에서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학교는 애초 방학 기간에 공사를 끝낼 예정이었으나, 공사가 7~10일 정도 늦어져 다음달 초순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제주시 신광초등학교 등 초등학교 3곳에서는 수도 동파로 복구공사를 벌였다.
도교육청은 19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공사가 지연된 4곳을 포함해 도내 12개 학교와 1개 기관을 대상으로 겨울철 학교시설공사 합동점검을 벌인다. 도교육청은 이번 합동점검에서 주요 학교시설 공사의 단계별 추진 상황을 파악하고, 공사가 지연된 4곳은 학생 수업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했다. 또 안전에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공사장 주변 위험을 파악하는 한편, 수업 대책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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