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두 다리 뻗고 일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부경대 환경미화원 이아무개(62)씨는 13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17년 만에 정규직 직원이 되니 기분이 좋다. 설을 앞두고 최고의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씨는 45살 때부터 부경대 환경미화원으로 일했다. 1년마다 소속 업체가 바뀌었다. 부경대가 직접 고용을 하지 않고 해마다 용역업체를 선정했기 때문이다. 하루 8시간씩 주 5일 40시간을 근무하고 토요일에도 4시간씩 일했다.
이씨를 포함해 부경대 환경미화원 77명과 주차관리원 14명 등 91명은 19~23일 건강검진과 면접 등 정식 채용절차를 거쳐서 다음달 1일부터 정규직이 된다. 무기계약 신분이지만 정년까지 고용이 보장된다.
정년도 늘어났다. 현재 환경미화원은 62살, 주차관리원은 64살이 정년인데 환경미화원은 3년, 주차관리원은 1년을 추가로 근무할 수가 있다. 대학본부가 임금을 삭감하지 않고 사실상 65살까지 고용을 보장했다고 한다. 부경대 쪽은 “91명 가운데 60살 이상이 15명인 것을 고려했다. 근로시간 4시간이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임금이 15%가량 오른다”고 밝혔다.
앞서 부경대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용역직원 정규직 전환협의기구’를 만들어 지난달 23일부터 환경미화원과 주차관리원이 가입한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정규직 전환 문제를 논의했다. 양쪽은 지난 6일 정년과 근로시간, 임금체계 등에 합의했다.
용역직원 정규직 전환협의기구의 정근주 위원장(기획부처장)은 “우리 대학은 이번 정규직 전환으로 새로운 부경가족이 된 직원들을 대학회계직과 통합하여 관리하고 차별 해소와 처우개선에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쪽 관계자는 “대학본부의 결단과 배려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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