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좌읍 게스트하우스에서 관리인으로 일하며 지난 8일 투숙하던 여성관광객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 한정민이 공개 수배됐다. 사진은 수배 전단지. 제주동부경찰서 제공
제주 게스트하우스 여성 관광객 피살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한아무개(33)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제주경찰청은 한씨가 14일 오후 3시께 충남 천안 신부동의 한 모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모텔 주인이 퇴실 시간이 됐는데도 나오지 않자 한씨가 머문 방을 찾아 한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한씨가 갖고 있던 주민등록증으로 신원을 확인했다.
한씨는 지난 12일 오후 4시35분께 모텔에 투숙했다. 한씨는 지난 10일 오후 경찰 수사망을 피해 제주를 빠져나간 뒤 11일까지 서울 신림동과 경기 안양, 수원 등지에서 위치추적이 됐지만, 그 뒤 행방이 묘연했다. 이 게스트하우스 관계자는 13일 좌읍사무소를 찾아 폐업신고를 했다.
한편 경찰은 관광객 ㄱ(26)씨의 실종신고를 받은 당일인 지난 10일 오후 7시께 한씨에게 전화를 걸어 “추가 조사사항이 있으니 만나자”고 했다. 이에 한씨가 “제주 시내에 있으니 오후 10~11시께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겠다”했다. 경찰은 이어 7시14분께 한씨의 성범죄 전력을 확인했지만, 한씨의 말만 믿고 기다렸다. 이 시각 한씨는 제주공항 지정면세점에서 쇼핑을 한 뒤 오후 8시35분께 김포행 항공기로 제주를 빠져나갔다.
경찰이 한씨의 성범죄 전력을 확인한 뒤 곧바로 위치추적을 해 소재를 파악하거나 공·항만의 검문검색을 강화했으면, 조기에 사건을 끝낼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ㄱ씨는 지난 7일 제주에 관광을 와 한씨가 관리인으로 있는 제주시 구좌읍의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렀고, 8일 새벽 1~2시까지 게스트하우스에서 마련한 파티에 참석한 뒤 방으로 들어간 이후 소식이 끊겼다. 지난 10일 오전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은 지난 11일 낮 12시20분께 게스트하우스 옆 빈집에서 숨진 ㄱ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한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쫓아왔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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