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 산포면 전남농업기술원에 조성한 치유의 정원 전남도 제공
자연환경이나 특산작물, 사육곤충 등을 활용해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치유농업(Agro-Healing)이 추진된다.
전남도는 22일 “올해부터 5년 동안 농업활동과 농촌자원을 활용해 국민의 심리적 신체적 건강을 증진하는 치유농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치유농업이란 작물을 심거나 동물을 기르는 농업 관련 활동에 직접 참여해 스트레스 해소, 정서적 안정, 신체적 재활 등 서비스를 제공받는 새로운 농업 방식을 이른다. 농업을 기반으로 보건·복지·교육·고용 분야를 연계해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분야다.
도는 “치유농업은 2020년 잠재적 수요자가 11만7000~50만8000여명에 이르고, 사회경제적 가치는 1조5599억원으로 추산되는 새로운 영역이다. 무한경쟁 사회와 4차 산업혁명의 틈바구니에서 지치거나 밀려나는 이들을 보듬어 공동체를 유지하는 농업의 사회적 가치를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는 우선 치유농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발굴하기로 했다. 예비조사에서는 △공기를 정화하는 편백숲과 대나무밭 △청국장과 효소 등 전통음식 특화마을 △여주·작두콩 따위 약용작물 재배농장 △다육식물과 원예작물을 기르는 텃밭정원 등이 꼽혔다. 또 △산목련·원추리 등 들꽃의 향기 △귀뚜라미·여치 등의 벌레 소리 △장수풍뎅이·사슴벌레·물방개 등 곤충 관찰 △말·개·토끼·오리 등 동물 체험 등도 대상에 올랐다. 올해는 4억여원을 들여 화순·장흥·장성에서 치유농업 시범사업을 펼치고, 광양·나주에서 치유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이어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농장교사나 전문가를 양성하는 제도도 마련하기로 했다.
박신영 도 농업기술원 연구사는 “고령화하는 농촌에서 치유·돌봄·고용 등 효과를 다양하게 낼 수 있는 미래농업이다. 경관과 자원을 두루 활용해 아토피 치유, 천연효소 섭식, 승마 재활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치유농업은 유럽 전역에 보급되며 이미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네덜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에는 질환자 치료나 청소년 돌봄을 목적으로 농장 3500곳이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충남 금산의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경북 경산의 뜨락 원예치료센터, 제주의 에코 감귤교육농장, 충남 홍성의 장애인 행복재활마을 등이 조성됐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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