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택시 요금 900~1500원 올라…승차 거부 기사는 퇴출

기본요금 3천원서 3900~4500원으로 크게 올라
할증시간도 밤 10~11시로 당겨 110~120% 부과
물가·연료비·최저임금 반영+처우 개선 목적
승차거부 기사는 곧바로 10일 자격정지·퇴출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서울시 택시 기본요금이 900~1500원 오르고, 승차거부 택시 기사는 퇴출된다. 서울시 제공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서울시 택시 기본요금이 900~1500원 오르고, 할증 시간도 1~2시간 앞당겨진다. 승차 거부하는 택시 기사는 10일 이상 자격 정지를 부과해 퇴출한다.

26일 서울시는 택시운송원가 분석과 요금처우·서비스·제도 등 3개 개선 협의체 논의를 거쳐 요금 인상과 할증 확대, 승차거부 기사 퇴출을 핵심으로 한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늦어도 3월까지 개선 방안을 확정하고,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 내용을 지난주 시 의회에 보고했으며, 시민 공청회도 열 계획이다.

기본요금은 25%를 올리는 것이 1안이다. 기본요금은 현재 30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르며, 회사택시 기사 임금은 하루 8시간 기준으로 300만원까지 오른다. 이는 시내버스 기사 월 평균 수입 303만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회사 택시 기사 월평균 수입은 218만원이다. 2안은 15% 올리는 것으로 기본요금은 3900원이 된다. 이 경우 기사 월 평균 수입은 254만원으로 올라간다.

서울시는 기본요금을 대폭 올리는 이유로 3가지를 들었다. 2017년 물가 상승률 2.9%, 2017년 액화석유가스(LPG) 요금 20.4% 인상, 2018년 최저임금 16.4% 인상 등이다. 서울연구원의 원가 분석을 보면, 이들 세 요인에 따른 인상 수준은 9%다. 여기에 기사 처우 개선을 위해 6~16% 인상을 더하려는 것이다.

서울시 개인 택시. 김규원 기자

요금 할증제 확대도 논의되고 있다. 현재 밤 12시~새벽 4시 사이 120%인 할증 시간을 1~2시간 당기겠다는 것이다. 밤 11시로 당기면 추가 시간 할증은 120%, 밤 10시로 당기면 110%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할증 시간이 늘어나면 택시 공급도 늘어나 택시 잡기가 좀더 수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와 관련해서는 승차거부한 기사를 퇴출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승차를 단 한 차례라도 거부하는 기사는 최소 10일 이상 자격정지를 당하는 것이다. 현재는 승차거부 1차 처분이 과태료 20만원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기사가 10일 자격정지를 받으면 수입이 70만원가량 줄고, 과태료 20만원을 내야 하며, 고용상 불이익도 받는다. 2016년 서울시 조사를 보면, 택시 승객이 가장 많이 제기하는 불만은 불친절(34.6%)과 승차거부(30.7%)였다.

이밖에 앱 미터기와 빅데이터에 기반한 인공지능 택시 도입도 추진된다. 앱 미터기가 도입되면 택시 승차 수요를 파악해 택시를 공급하고 ‘탄력 요금’도 도입할 수 있다. 또 택시 부제의 탄력적 운영이나 나이든 택시 기사 자격 강화, 반려동물 택시 도입 등도 검토되고 있다.

김규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