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27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6·3부산시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6월3일 부산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1위를 달리고 있는 오거돈(69)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같은 당의 김영춘(55) 해양수산부 장관의 거취에 따라 오 전 장관이 중도에 포기할 수도 있다. 김 장관이 부산시장에 출마하면 오 전 장관이 양보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오 전 장관은 27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6·3지방선거 부산시장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한다. 23년 동안 특정 정당이 독식해 온 부산의 정치권력 교체를 위해 민주당의 승리를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김 장관이 출마하면 출마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출마 선언을 하지만 김 장관이 출마를 결심하면 언제든지 사퇴하겠다는 것이다.
부산의 일부 시민단체 대표와 활동가 등이 27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부산시장 출마를 촉구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김 장관의 부산시장 출마 압박도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 원외 지역위원장 11명 가운데 8명이 지난 3일 김 장관을 찾아가 부산시장 출마를 종용한 데 이어 27일 부산의 일부 시민단체 대표 등과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는 김 장관의 부산시장 출마를 촉구했다. 부산에서 자유한국당을 뿌리로 하는 정당의 후보 당선을 막기 위해 특정 후보 출마를 촉구한 것은 처음이다.
유동철 동의대 교수는 “지난 21~26일 김 장관의 출마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는데 2704명이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대표는 “그동안 정치적 중립을 지켜왔으나 8800여명의 회원을 대표하는 이사 19명 모두가 차기 부산시장은 김 장관이라는 것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유 교수 등은 다음달 1일 김 장관을 만나 2704명의 서명지를 전달하면서 출마를 촉구하고 김 장관 당선을 돕는 시민자원봉사단을 만들겠다고 한다.
김 장관이 공직사퇴시한인 다음달 15일까지 장관직을 던지고 출마하면 26일 예비후보 등록을 한 정경진(59) 부산시 전 행정부시장과 경선을 치르거나 중앙당의 전략 공천으로 본선에 직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자유한국당에선 박민식(52)·이종혁(61) 전 국회의원이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두 사람은 “자유한국당 중앙당은 경선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자유한국당의 서병수 부산시장은 예비후보 등록을 조기에 하지 않는 것이 재선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부산/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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