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청장 선거 ‘보수후보 잠잠’

한국당 ‘현직효과’ 기대한 강남구
신현희 구청장 구속 등으로 주춤
서초·송파·중랑·중구도 격전 예상
민주당 지지율 힘입어 탈환 노려

지난 2014년 지방선거때 서울 종로구 경기상업고등학교에서 개표를 하고 있는 모습. 김성광 기자 [e-mail]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3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 시장·구청장 후보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지만 보수 쪽 후보들은 뚜렷하게 눈에 띄지 않고 있다. 2014년 6회 선거땐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일찌감치 후보를 확정하고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 1달 전까지도 구청장 후보를 정하지 못했던 것과 완전히 대조적인 풍경이다.

대표적인 곳이 지금까지 한번도 진보개혁성향 구청장이 당선된 일이 없었던 서울 강남구다. 지난 28일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배임과 횡령, 취업청탁 혐의로 구속된데다가 유력한 강남구청장 후보로 거론됐던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민간인 사찰 사건 연루자를 ‘입막음’한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보수 후보가 보이지 않게 됐다. 지금까지 강남구청장 선거 출마의사를 밝힌 후보는 ‘신연희 저격수’로 알려진 여선웅 강남구의원(더불어민주당)이 유일하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자유한국당이 ‘현직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곳은 강남, 서초, 송파, 중랑, 중구 등 5곳인데, 강남에 이어 중랑, 송파 상황도 자유한국당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중랑에선 지난해 서울시를 퇴직한 류경기 전 행정1부시장(더불어민주당 중랑을 부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오세훈 시장 시절 행정1부시장을 지냈던 나진구 현 중랑구청장과 ‘부시장 대결’을 펼치게 될지 관심사다. 송파는 박성수 전 더불어민주당 송파갑 지역위원장과 조재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 등이 경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누구든 3선을 노리는 박춘희 현 송파구청장에겐 만만치 않은 상대다. 민주당은 서울에서 3곳까지 전략공천이 가능한데 청년, 여성, 탈환지역이라는 의미에서 강남, 은평, 중랑, 송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서울 구청장 선거는 중앙정부에 대한 바닥민심을 확인하는 선거라는 의미가 있다. 1998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고 6개월만에 열린 지방선거에선 당시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는 고건 시장과 구청장 19명을 당선시키며 높은 지지세를 입증했다. 김대중 대통령 임기말에 치러진 2002년 선거서는 한나라당 소속 구청장 22명과 이명박 서울시장이 당선됐다. 2010년 민주당이 구청장 21명을 당선시켰으나 한나라당 소속 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에 재선됐다. 2014년엔 새누리당이 초반에 기세를 올렸지만 구청장 5명 당선에 그쳤다.

남은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