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3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부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부산시장에 도전하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1석씩 의석수를 잃을 수 있어 양당의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현재 보궐선거가 확정된 곳은 해운대구을이다. 이 선거구는 재선의 배덕광 전 한국당 의원이 지난 1월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보궐선거가 확정됐다. 배 전 의원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앞 대규모 호텔·아파트 단지인 ‘엘시티’의 실제 주인 이영복씨한테서 엘시티 사업을 도와주는 대가로 5000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 등)로 구속되고 1심에서 징역 6년,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기 전까지 의원직이 유지되지만 배 전 의원은 2심 선고를 앞두고 갑자기 사퇴했다.
해운대구을은 한국당의 텃밭이다. 1990년 노태우 대통령의 민주정의당·김영삼 총재의 통일민주당·김종필 총재의 신민주공화당이 합당해 민주자유당이 출범한 뒤 지금까지 치러진 7차례 총선에서 한국당의 뿌리인 민주자유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 후보가 모두 이겼다.
해운대구을 보궐선거엔 5일 현재 김정희(65·자유한국당)·이해성(64·바른미래당)·고창권(53·민중당)씨 등 3명이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또 한국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김대식 원장이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 윤준호 민주당 부산시당 대변인도 벡스코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한국당은 텃밭을 지키기 위해 홍준표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는 김 원장을 전략 공천할 가능성이 있다. 지역을 다지지 않았던 김 원장이 고전하면 해운대구갑의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의 차출설도 나온다.
이에 맞서 민주당도 중량감 있는 인물을 영입할 수 있다.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부산시장 출마 기자회견 뒤 물밑으로 가라앉았지만 오 전 장관의 해운대구을 민주당 후보 투입설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 전 장관이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시장에 출마하면 양보하겠다”고 거듭 말했기 때문이다.
부산진구갑 보궐선거는 김 장관이 시장에 도전하면 성사된다. 국회의원이 지방선거에 나서려면 선거일 한 달 전인 5월14일까지 사퇴해야 하기 때문에 김 장관이 시장 출마를 결심하면 조기에 의원직을 사퇴할 수 있다. 오 전 장관이 김 장관에게 양보하지 않는다면 김 장관이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가 경선에서 승리하면 의원직을 던질 수도 있다. 민주당이 한국당의 텃밭인 부산에서 얻은 1석은 한국당이 2석을 잃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김 장관이 의원직을 던지면 한국당에선 2016년 20대 총선에서 빼앗긴 텃밭을 2년 만에 탈환하려고 한다. 하지만 사정이 복잡하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해 24.7%를 득표했던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이 한국당 후보로 나서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돌았지만 정 이사장은 최근 한국당을 탈당했다. 권기우 변호사가 부산진구갑의 새 당협위원장에 임명됐지만 조직력이나 인지도가 약하다.
민주당에선 정경진 부산시장 예비후보의 차출설이 나오고 있다. 부산시 행정부시장을 지낸 정 예비후보는 최근 시장 출마 기자회견에서 “금시초문”이라고 밝혔지만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하면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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