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11명 등록해 전국 기초지자체장 선거 중 가장 치열
등록하지 않은 출마선언자까지 포함하면 경쟁률 더 높아
등록하지 않은 출마선언자까지 포함하면 경쟁률 더 높아
11대 1.
경남 창원시와 경북 구미시 시장선거 예비후보로 6일 현재 각각 11명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226곳 가운데 가장 많다.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출마선언자도 있어, 후보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창원과 구미 시장선거 경쟁이 다른 지자체에 견줘 특히 치열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창원시장 예비후보가 더불어민주당 3명, 자유한국당 6명, 바른미래당 1명, 민중당 1명 등 11명이나 되는 가장 큰 이유는 2020년 4월15일 열리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겨냥해 일찌감치 이름과 얼굴 알리기를 하려는 이들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창원시는 기초자치단체지만, 국회의원 지역구가 성산구·의창구·마산합포구·마산회원구·진해구 등 5곳이나 된다. 창원시장 선거에서 낙천·낙선되더라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열심히 뛰면 2년 뒤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리한 지점을 차지할 수 있다. 전 국회의원 2명이 포함된 예비후보 11명 모두 유력한 국회의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안상수(72·자유한국당) 현 창원시장의 ‘약점’도 예비후보 난립의 원인으로 꼽힌다. 안 시장 쪽은 한국당 공천을 받아 창원시장 재선에 성공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하지만 한국당 소속 예비후보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안 시장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고, 홍준표 대표와 사이가 원만하지 않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경남도지사로 재임할 당시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안 시장과 불편한 모습을 여러 차례 드러내기도 했다.
지역의 한 정치평론가는 “영남지역의 한국당 소속 시장이 재선에 도전하는데, 같은 당에서 6명이나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도전한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안 시장 처지에선 정치적 결단 또는 묘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경북 구미에선 “시장 후보가 너무 많아서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돈다. 구미시장 선거 예비후보는 11명이지만, 출마선언을 하고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이까지 포함하면 더불어민주당 6명, 자유한국당 8명, 바른미래당 1명 등 15명이나 되기 때문이다.
구미시장 선거에 이렇게나 많은 출마자가 몰리는 것은 ’12년 만에 돌아온 기회‘이기 때문이다. 김관용(76) 전 시장은 1995년 7월부터 2006년 2월까지 내리 3선을 한 뒤, 곧바로 경북도지사에 당선됐다. 남유진(65) 전 시장도 2006년 7월부터 지난 1월까지 3선을 한 뒤, 도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낸 상태다. 구미시장 선거는 사실상 12년에 한 번 치러지는 선거였다.
그것도 보수정당 후보만 당선됐기 때문에 “구미시장은 선출직이 아니라 보수정당 임명직”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지난 6차례 구미시장 선거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1명과 민주노동당 후보 2명이 출마한 일이 있었지만, 당선권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10% 초반대 득표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차기 시장 후보로 ‘절대 강자’가 없다는 점도 예비후보 양산의 원인으로 꼽히는데, 이 역시 2명의 전임 시장이 12년씩 재임하는 바람에 인지도나 지지도가 뚜렷이 높은 후보가 평소에 길러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다음달 각 정당이 출마자 공천 작업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교통정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상원 김일우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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