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4일 2회 방송된 티브이엔 주말극 <화유기>에서 와이어에 매달린 스턴트맨이 그대로 노출되는 등 촬영 원본 영상이 공개되는 대형 사고를 장면. 프로그램 갈무리
방영 도중 방송이 중단되는가 하면 부실한 세트 설치로 스태프가 중상을 입는 등 물의를 빚어온 <티브이엔(tvN)> 주말극 <화유기>의 드라마 제작사 대표 등이 처벌을 받게 됐다.
경기도 안성경찰서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화유기> 제작사 제이에스픽쳐스 대표와 미술감독, 세트장 설치업체 관계자 등 3명을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23일 오전 1시50분께 안성시 일죽면 <화유기> 세트장에서 스태프 ㄱ아무개(48)씨가 천장에 샹들리에를 설치하는 작업을 하다가 3m 아래로 추락해 다친 사고와 관련해,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ㄱ씨는 이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것으로 전해졌다.
차승원·이승기 등 스타 배우를 내세워 떠들썩하게 출발했던 <화유기>는 방송 2회 만에 어이없는 대형 방송사고를 내 구설에 올랐다. 지난해 12월23일 첫 방송을 한 <화유기>는 이튿날 밤 방송에서 와이어에 매달린 스턴트맨이 날아다니더니 곧 중간광고와 <윤식당> <막돼먹은 영애씨> 등 티브이엔 프로그램 예고 영상 등이 10분 넘게 나오는 상황이 반복됐다. 컴퓨터그래픽(CG·시지) 작업을 거쳐 스턴트맨을 악귀로 변환시켜 내보내야 했는데 아예 원본 영상이 나간 것이다. 액자가 넘어지는 장면에서도 액자를 당길 때 사용한 실이 노출됐고, 시지 작업을 위해 배경으로 촬영한 블루스크린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사고가 계속되자, <화유기>는 2회를 다 내보내지도 못하고 밤 10시40분께 급하게 방송을 종료했다.
이 때문에 드라마 제작 현장의 안전문제는 물론 ‘속도전’으로 치닫는 한국 드라마의 제작 시스템을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화유기>는 지난 4일 종영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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